우리 영해인 제주해협으로 5번째로 접근하던 북한 상선 청천강호가 항로를 틀어 제주해협을 우회, 항해 중이다.

쌀 1만t을 싣고 일본 홋카이도를 출발, 남포항으로 향하던 북한 상선 청천강호는 5일 오전 1시께 우리 영해인 제주해협 인근 해상까지 접근했다가, 갑자기 항로를 바꿔 공해상인 제주 동남쪽으로 우회했다고 합참이 5일 밝혔다.

청천강호는 이날 오전 9시 해군 대잠초계기(P3-C)의 공중정찰 결과 제주도 동남쪽 40마일 공해상을 항해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선박은 세계식량계획(WFP)이 북한에 지원하는 쌀을 싣고 북한으로 향하는 것으로서, WFP는 저렴한 수송비용을 감안해 북한 상선을 택해 지금까지 23만t을 실어 보냈으며, 앞으로 27만t을 보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상선 청천강호가 당초 항로와는 달리, 공해상인 제주도 동남쪽으로 우회한 것은 우리 정부와 군 당국의 강력한 대응 의지를 인식한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1시 제주해협을 통과한 북한 상선 대홍단호는 우리 해경과의 무선교신을 통해 '남한 영해를 침범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고 합참이 전했다.

대홍단호는 우리 해경이 `왜 사전통보나 허가요청을 하지 않았느냐'고 다그치자 '제주해협은 국제해협이라고 생각해 통보해야 되는 줄 몰랐다'며 '지금이라도 어떻게 하면 통보할 수 있느냐'고 우리측에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우리 해군과 해경은 북한 상선 대홍단호가 제주해협을 통과하자 마자 곧바로 공해상으로 밀어붙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김동신(金東信) 국방장관은 같은날 오전 청와대에서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북한 상선이 사전통보나 허가요청 없이 우리 영해를 침범할 경우 해군 작전예규와 유엔사 교전규칙에 따라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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