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경수로 건설이전 IAEA핵검증 있어야"


랄프 코사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퍼시픽포럼 소장은 1일 “북한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과거 핵의혹 검증에 대한 요구에 대해 첫 걸음을 내딛지 않고 있다”며 “IAEA가 핵의혹을 검증할 때 진실의 순간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코사 소장은 이날 한국기자들과 만나 “북한 과거핵에 대한 IAEA의 사찰 결과가 애매할 경우 제네바 합의 이행에 문제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코사 소장은 또 “최소한 지금까지는 북한이 미국보다 더 제네바 합의 이행을 잘하고 있다”는 개인적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CSIS 퍼시픽포럼은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취임하기 직전까지 소장으로 있던 연구소로, 한반도 문제 연구에 정통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 전망은?

“급격한 변화는 없겠지만, 접근 방법은 다르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북한 문제를 핵과 미사일의 관점 등 군축차원에서 접근했으나, 부시 대통령은 더 큰 차원에서 지역적 문제로 접근할 것이다.”

―부시 행정부가 제네바 합의를 수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은데.

“공화당 일각의 루머에 불과하다. 다만 경수로 건설 이전에 반드시 IAEA의 완전한 핵의혹 검증이 있어야 한다.”

―IAEA의 북한 과거핵 사찰에 대한 전망은?

“일부 연구기관은 과거핵을 사찰하는데 최소한 2~3년은 걸릴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북한 핵을 검증할 때 진실의 순간이 올 것이다.”

―클린턴 행정부 시절, 미국과 북한의 미사일 회담은 어디까지 진행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나?

“북한은 당시 장거리 미사일에 대해 협상 의지를 보였지만, 가장 위협적인 중거리 미사일에 대해서는 협상 의지가 없었다.”

―미국이 핵과 미사일 문제를 맡고, 한국이 긴장완화 후 재래식 무기 감축을 맡는 소위 ‘한·미 역할분담론’에 대한 평가는?

“재래식 무기는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의 문제다. 신뢰구축은 남한이 주도하고 미국이 지지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북한이 응하지 않고 있는 것이 문제다.”
/호놀룰루=이하원기자 may2@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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