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외국 관광객들에게 추파를 던지고 있으나 그다지 재미는 보지 못하고 있다고 스위스 언론이 보도했다.

스위스 시사 주간지 ‘레브도’ 최신호(27일자)는 북한은 연간 2천명에 달하는 서구 관광객들을 불러들이고 있으며 올해는 처음으로 약 100명의 미국인들이 평양을 방문토록 하는 등 대외 이미지 개선에 노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레브도는 그러나 북한 관광의 매력은 여전히 제한적이라면서 지난 2003년 2월 스위스 취리히에 문을 열었던 북한관광사무소가 최근 문을 닫고 2명의 직원들이 철수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 주간지는 제네바 주재 북한 대표부의 리경일 서기관의 말을 인용, “(스위스내에서) 북한 방문을 문의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전했다. 스위스에서 북한을 방문하는 관광객은 연간 60명선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위스에서 북한 관광을 알선하는 여행사는 투어아시아를 포함해 모두 4개로 독일어권에 소재한 것이 특징. 이들은 항공편 예약, 비자를 담당하며 제휴선인 북한관광사무소가 상세한 여행일정과 호텔 예약, 가이드 알선을 취급해왔다.

레브도에 따르면 투어아시아 여행사는 패키지 투어만 허용돼 있다는 것을 불만으로 꼽았으며 또다른 북한 관광 알선 업체인 인도-오리엔트 투어스는 이 때문에 평양 호텔만 따로 예약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10일 정도의 일정으로 북한을 방문하는 스위스 단체관광객은 1인당 1천500프랑, 개별관광객은 3천500프랑을 지불하고 있다. 비용에은 호텔비와 식비, 베이징-평양을 운행하는 고려항공의 왕복 항공료가 포함돼 있다.

레브도는 고려항공이 지난 8월부터 안전문제로 프랑스 정부가 기착을 거부한 항공사 블랙리스트에 올랐음을 상기시키면서 기종의 노후화, 기체 결함 가능성이 관광객들의 또다른 불만 대상이었다고 말했다.

북한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스위스인 마티우 프라시나는 “우리가 이용한 고려항공 여객기는 70년대에 생산된 러시아 일류신 여객기로,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소음을 내고 있었다”고 말했다.

스위스 로잔에 거주하는 또다른 젊은 여성은 “고려항공이 기체 결함을 우리들에게 숨기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평양 관광일정은 대부분 김일성 기념관과 금수산 기념궁전, 인민대학습당, 지하철 방문 등으로 짜여져 있어 거의 차이가 없다. 또한 상시 가이드가 동행하는 것도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는 신경 쓰이는 일이다.

레브도는 올해 스위스인들의 북한 여행이 노동당 창건기념일과 겹쳤다면서 대규모 집단체조인 ’아리랑 축전’ 공연을 위해 10만명이 동원됐다고 말했다.

친북단체인 한반도통일지지 스위스위원회의 패트릭 콜러 사무국장은 북한이 외국인 관광객을 받아들이는 것은 북한이 사회주의 이념을 존중하고 주민들은 선택한 삶 속에서 행복해하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목적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에서 북한 방문을 알선하는 닉 보너는 ”우리가 북한의 고립된 이미지를 깨는데 기여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 정부도 우리를 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레브도는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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