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포항

북한의 남포항이 최근 남한과 일본, 미국 등에서 지원한 비료와 식량들을 제때 하역하지 못해 선박들이 내항과 외항에서 줄지어 대기하는 등 심한 적체 현상을 빚고 있다고, 비료지원을 위해 최근 남포항을 다녀온 정부 관계자들이 지난달 31일 전했다.

한 관계자는 “남포항 부두에, 일본에서 지원한 쌀과 미국에서 지원한 밀가루, 남한의 비료가 빈 자리가 없을 정도로 가득 쌓여 있었다”면서 “이 때문에 평소 4일 정도 걸리던 비료 하역작업이 10일씩 걸렸으며, 지원 물자를 싣고 간 선박들 간에 서로 먼저 하역하기 위한 ‘경쟁’까지 벌어지고 있고, 북한 선박에 비료를 옮겨 싣고 되돌아오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북한의 내륙수송 사정이 작년보다 더 나빠져 하역한 구호물자를 제때 필요한 지역으로 운반하지 못해 이 같은 적체 현상이 일어난 것 같다”면서 “이 때문에 북측이 하역장소를 인근의 송림항이나 황해남도 해주항 등으로 바꾸기도 했다”고 전했다.

남포항에선 작년 말에도 남한이 지원한 쌀 30만t을 북한과의 합의에 따라 두 달 동안에 전량 전달함에 따라, 당초 지원 일정에 잡혀있던 세계식량계획(WFP)의 지원 물자 하역이나 입항 자체가 지연되는 사태가 벌어졌었다.
/김인구기자 gink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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