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규 전 현대아산 부회장은 22일 "현대를 떠난 상황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겠지만 현대와 떨어져 대북사업을 수행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23일 출국해 일본을 거쳐 중국 칭다오에서 머물다 이날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김 전 부회장은 북측의 `현대와의 사업 전면 재검토' 담화에 대해 "잘해보자는 것 아니겠느냐"고 분석했고 "현대 아닌 다른 곳에서 대북사업을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다음은 김 전 부회장과의 일문일답.

-- 현대그룹에서 퇴출을 결정했는데.

▲ 내일이 현대에 입사한 지 꼭 37년째 되는 날이다. 현대를 떠난 상황은 겸허히 받아들인다. 지난 37년간 행복했다. 다만 정주영 명예회장과 정몽헌 회장의 유지를 이어받지 못한 것이 죄가 됐다고 생각한다. 나에게 `큰 일 해야한다'고 말했던 정주영 명예회장님이 생각난다.

-- 북측에서 현대와의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했는데.

▲ 아직 전문을 보지는 못했으며 언론 보도를 통해 알고 있다. 잘해보자는 것 아니겠느냐. 6자회담도 잘되고 있고 잘 될 것이다. 나 자신 하나로 대북 사업이 되고 안되는 일은 있을 수 없다. 모두 힘을 합쳐 잘해나가야 한다. 그동안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이 보다 훨씬 힘든 과정도 겪었다.

-- 북측에서 개성관광을 현대아닌 다른 곳에서 하자하고 7대 경협합의서를 부인했는데.

▲ (개성관광을) 현대가 아닌 다른 곳에서 하면 안된다. 현대가 해야한다. 7대 경협합의서에 대해서는 전문을 보지 못해 뭐라 말할 수 없다.

-- 대북사업에 있어 역할이 주어진다면 하겠는가.

▲ (나에게는 대북사업에 대한) 민족적 소명이 있다. 역할이 주어진다면 최선을 다하겠다. 하지만 현대와 떨어져 할 생각은 전혀 없다. (현대에서 주어진다면 하겠는가라는 질문에) 모르겠다.

-- 그룹이 지적한 비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내부적으로 처리돼야 할 문제가 밖으로 불거져나와 당혹스럽다. 왜곡된 내용들도 나온다. 오너가 아니면서 오너처럼 행동했던 것에 대해서는 책임지겠다. 단 남북경협기금 유용은 불가능하며 있을 수도 없다.

-- 비자금 조성은 인정하느냐.

▲ 뭐라 말할 수 없다. 제가 사업하면서 어느 정도 경영자로서 회사를 위해 쓴 것들이 그렇게 보도된 것같다.

-- 현정은 회장이나 북측과 만날 생각이 있는가.

▲ 모르겠다.

-- 중국에서 머물며 북측과의 교감설이 있는데.

▲ 칭다오는 안면근육 치료차 갔으며 일정에 따라 귀국했다. 북측 사람들과 만나거나 연락을 취한 적은 절대로 없다. 믿어달라. 북쪽 사람들이 한 사람의 말에 좌지우지되는 사람들이 아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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