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규 전 현대아산 부회장은 22일 "현대를 떠난 상황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현대가 아닌 다른 곳에서 대북사업을 수행할 생각은 없다"고 못박았다.

김 전 부회장은 이날 중국 칭다오를 출발,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 37년간 행복했으며 정주영, 정몽헌 회장의 유지를 잘 받들지 못한 것이 죄가된다고 생각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북측이 최근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대변인 담화를 통해 `현대와의 사업 전면 재검토'를 밝히면서 개성관광을 다른 기업과 추진하려는 것과 관련, 그는 "현대아닌 곳에서 대북사업을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잘라말했다.

북측의 담화문을 발표한 배경에 대해 "전문을 보지는 못했지만 잘해 보자는 것 아니겠느냐"고 분석한 뒤 "현대는 그동안 이보다 더한 위기도 많았지만 넘어왔으며 잘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그룹이 지적한 비리에 대해서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김 전 부회장은 "내부적으로 처리돼야 할 문제가 밖으로 불거져 나와 당혹스럽다"면서 "남북협력기금 유용은 불가능하며 있을 수도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비자금 조성 사실을 인정하느냐는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다.

다만 그는 "사업을 하면서 경영자로서 회사를 위해 쓴 것이 잘못된 것같다"면서 개인적으로 유용한 사실은 없음을 시사했고 "오너가 아니면서 오너처럼 행동했던 것에 대해서는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와 북측의 갈등을 풀기 위해 북측이나 현정은 회장을 만나겠느냐는 질문에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그는 북측과의 교감설에 대해 수차례에 걸쳐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칭다오는 치료차 갔으며 북측 사람들과 만나거나 연락을 취한 적은 절대로 없으며 일정에 따라 귀국했다"면서 "북쪽 사람들이 한 사람의 말에 좌지우지되는 사람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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