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 민족통일 대축전 행사에 참가했던 남측 대표단이 묘향산 답사에 나서 비선대를 오르고 있다./연합자료사진

"묘향산 신령님이시여, 날 불러주세요~"

한국관광공사가 실시하는 평양.묘향산 방문 행사에 무료 참가자 당첨을 희망하는 일반인들의 애절하고도 `튀는' 사연들이 답지하고 있다.

관광공사는 오는 22일 여행업계와 유관단체 등 150여명으로 구성, 3박4일간의 일정으로 진행하는 평양.묘향산 방문에 일반인의 신청을 받아 10명을 추첨, 1인당 150만원의 여행 경비를 지원해 함께 데려간다.

지난 7일 관광공사가 이러한 내용을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하자 당첨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13일까지 250여건의 댓글을 올렸다.

평양보다는 묘향산을 가고 싶어하는 희망자가 압도적으로 많았고, 부모님께 효도하고 싶다는 것이 주된 사연이었다.

이모씨는 "평양 서문여고를 졸업한 뒤 1.4후퇴때 내려와 2남3녀를 훌륭하게 키우신 어머님 생전에 고향 평양을 구경시켜드리고 싶다"며 당첨을 희망했다.

윤모씨는 "30년 공직 생활을 마치고 농삿일에 지친 아버지가 이번 묘향산으로 가시게 된다면 마침 생신 선물도로 더 없이 훌륭할 것"이라며 간절한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헌법을 전공한다는 박사 과정의 조모씨는 "논문을 위해 필요하다"며 필요성을 역설했고, 관광학을 전공하는 한 대학생도 "전공 공부에 중요하다"고 주장.

고모씨는 "어릴 적 묘향산으로 해수욕을 다녀왔다는 북측 분들 보면서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면서 "정말 묘향산에 바다가 있을까, 바다가 없으면 가슴에 바다를 품고 묘향산에서 아름다운 자연을 보고 싶다"고 말하기도.

이모씨는 "묘향산에 올라 세상을 마음에 담고, 향긋한 가을을 평양에서 아기자기하게 담아 산처럼 티없이 맑은 가을여행이 되고 싶다"며 자작 3행시를 읊은 뒤 "묘향산 신령님, 꼭 한번 불러주시옵소서"라며 재치를 부리기도 했다.

40대 주부라는 우모씨는 "초등학교 때 백과사전에서 묘향산 전경을 처음 봤을 때 전생에 마치 살았던 곳처럼 전율을 느꼈다. 전율의 실체를 느껴보고 싶다"며 불교의 윤회사상에 의지하기도.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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