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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남북관계 '공은 北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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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1.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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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콧 스나이더(Scott Snyder)
미국 아시아재단 한국소장

최근의 남북한간 협의에서 가장 두드러진 것은 부시 행정부의 북한 정책 검토가 남북한 대화를 교착상태에 빠뜨리고 있다는 잘못된 생각일 것이다. 김대중 대통령은 대북 포용을 재개하라고 미국에 촉구하고 있고, 김정일은 유럽연합 의장국인 스웨덴의 예란 페르손 총리와 가진 5월초 대화에서 ‘남북한간 대화를 재개하기 전에 부시 행정부의 정책 검토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남북한 대화는 새로운 미북협상이 재개되더라도 해결될 수 없는 많은 문제에 직면해 있다.

최대 장애물은 '경제'
남북한 관계의 진전에 가장 중대한 장애는 경제문제다. 북한이 한국과 대화하려 한 최초의 동기는 한국이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한국은 이를 통해 긴장을 완화하려 했다. 현대의 금강산 관광계획은 남북한 간 대화를 도약시키기 위해 경제적으로 중요했다. 하지만 현대 아산은 북한에 약속한 돈을 계속 지불할 재정이 바닥났고, 현대 그룹도 구조조정 결과로 계열사에 더이상 지원을 할 수 없게 됐다. 관광객 수요는 1998년 시작 때에 비해 적어도 절반으로 감소했다.

인프라의 확충을 통해 북한의 경제 재건을 지원하려는 계획도 정지된 상태다. 남북한 간 철도·고속도로 연결 계획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구상했던 개성공단 예정지 등 북한 지역과 남한을 직접 연결시키는 것이므로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한국 경제가 침체되면서 북한 투자에 대한 국민의 열광적 관심도 무뎌지고 있다. 철도 연결 역시 북한의 협력 없이는 진전되지 못할 것이다. 북한 측 비무장지대(DMZ)에서는 중요한 작업이 전혀 착수되지 않았다.

김대중 대통령은 지난 해 ‘베를린 선언’에서 한국은 북한의 경제적 인프라 재건을 지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하지만 북한이 지난 해 12월 장관급 회담에서 내놓은 200만㎾의 전력지원 요구는 들어주기 어려울 것 같다. 한국은 북한의 에너지수요 조사를 제안했지만, 북한 전력문제에 대한 저렴한 해결책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게다가 한국에 대한 에너지 지원 요청은 북한이 제네바 합의에 따라 핵 프로그램을 중단해야 하는 의무를 비껴가려는 방편이 아닌가 하는 미국의 우려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남북한간 대화를 더 오래 파행시킬지 모를 정치적 문제도 경제적 장애를 뒤따르고 있다. 첫번째 정치적 장애물은 김대중 정부에 대한 낮은 지지도이다. 김대중 정부는 한국의 가장 긴급한 경제 및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대체로 실패한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김대중 대통령이 한국 국내 문제를 희생시켜 남북한간 관계 진전을 추구하고 있다고 책망하고 있다. 둘째, 차기 대통령 선거를 앞둔 남한의 국내적 변화가 이미 시작되면서, 국민들의 관심은 북한에서 다른 문제들로 분산되고 있다. 셋째, 한·미·일 사이의 정치적 조정작업이 여전히 중요한데, 세 나라 모두 국내 문제가 대북 정책의 국제적 조율보다 우선시되고 있는 상태이다.

북한은 부시 신정권의 정책 검토에 남북한간 관계의 계속적 진전을 연계시킴으로써 남북한간 대화의 전망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었다.

미북협상에도 영향 미칠 것
남북한간 관계의 진전은 미국이 여러가지 문제에 관해 북한과 대화하도록 이끌어내는데 긍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남북한간의 대화 단절은 북한의 의도에 대한 리트머스 시험지가 되고 있다. 게다가 부시 행정부가 새로운 북한과의 대화를 시작하는 데에도 남북한간 대화의 진전은 필요하다.
최근 상황에 성공적인 결론을 내는 것은 더 이상 미국에 달린 문제가 아니다.

공은 분명히 북한 쪽에 넘어가 있다. 한국도 몇번의 대응으로 경기를 거의 다 치렀으며, 이제 경기를 계속할 공도 몇 개 남지 않았다. 김대중 대통령의 정치적 성공이 김정일에게 달려있다는 사실은 평양의 구체적인 응답 없이는 몽상적인 실패로 판가름나는 게 당연하다는 정치적 위험을 안고 있다. 북한의 리더십만이 신뢰 위에 지어진 관계의 기초를 놓는 실질적 조치를 결정할 수 있다. 모두가 자기 순서를 넘겼으며, 이제 김정일 위원장이 칠 차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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