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규 현대아산 전 부회장이 5일 그룹에서 공식적으로 퇴출되면서 북측이 이에대해 어떤 반응을 보일 지 주목되는 가운데 현대그룹도 북측의 속내를 알지 못해 속을 태우고 있다.

특히 북측이 최근 백두산관광에 대해 한국관광공사와 협의하자고 연락하면서 현대측에는 아무런 통보도 하지 않아 북측이 현대를 외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7일 현대그룹에 따르면 북측은 김 전 부회장의 보직 해임이 이뤄진 뒤에 아직까지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현대 관계자는 “아직 북측에서 어떤 형태로든 김 전 부회장건과 관련해 반응을 보인 적은 없다”며 “북측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 지를 알아야 방침을 정하고 밀고 나갈텐데…”라며 답답해했다.

현대는 개성이나 금강산에서 이뤄지는 실무 협의 이외에 갈등을 풀기 위한 대화는 전혀 진행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북측이 지난 3일 관광공사에 백두산관광 협의를 알리면서 현대측에는 아무런 통보를 하지 않으면서 북측이 백두산관광에서 현대를 배제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현대측은 “백두산 시범관광은 현정은 회장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난 자리에서 받아낸 약속인데 이를 뒤집을 수는 없지 않겠느냐”면서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다.

하지만 앞서 북측이 개성관광을 롯데관광에 제안한 데서 보듯 관광사업 채널의 다양화를 염두에 두고 취한 조치일 수 있다는 의견도 많다.

현대측은 다소 냉각기를 거치면 북측과의 관계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 관계자는 “북측과의 오해를 푸는 것이 급선무”라며 “가령 현대그룹의 대북사업 지속 의지나 김윤규 전 부회장의 해임 배경 등에 대해 오해하는 부분이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북측도 우리와의 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명분이 있어야 할 터이니 북쪽의 요구를 들어본 뒤 합리적인 부분은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것”이라며 “북측과의 관계 개선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구상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북측의 김 전 부회장 복귀 요구를 현대가 김윤규 퇴출이라는 초강수로 맞선 모양새인데다 남북협력기금 유용의혹을 둘러싸고 통일부와의 관계도 냉랭해져 현대와 북측의 갈등이 해소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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