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대남(對南)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사무실에는 김영삼(金泳三) 전 전 대통령이 야당 총재시절 북측에 전달한 `로렌스' 상표의 시계 3개가 전시돼 있다고 월간 `민족21' 5월호가 밝혔다.

`민족21'은 지난 97년 4월 평양을 방문했던 재미 언론인 문명자씨가 당시 조평통 사무실에 전시된 시계를 발견하고 직접 찍어 전달해 왔다는 사진을 공개했다.

이 사진에서는 케이스에 담겨진 3개의 시계 앞에 '김영삼이 야당 총재 시절인 1989년 2월 우리의 책임있는 간부에게 전달해 달라고 보내온 로렌스 시계 3개'라는 설명과 함께 시계 뒷면에 `증 통일민주당 총재 김영삼'이라고 새겨진 글씨를 볼 수 있다.

이 잡지에 따르면 문씨는 시계 전달 경로에 대해 '1989년 남북회담 당시 김영삼씨의 부탁을 받은 한 남측 기자가 북측의 조선중앙통신 기자를 통해 전달한 것을 취재를 통해 확인했다'면서 `책임있는 간부'는 당시 조평통 위원장이었던 허담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라고 밝혔다.

민족21은 김 전 대통령이 같은 해 6월 소련을 방문했을 때 허담 비서와 면담했던 사실을 지적하면서 시계가 전달된 후 면담이 성사된데 대해 '차기 대권을 염두에 둔 그로서는 나름의 독자적인 대북라인 확보가 시급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 전 대통령의 대변인 격인 한나라당 박종웅(朴鍾雄) 의원은 '북측에 전시돼 있다는 것만으로 김영삼 전 대통령이 문제의 시계를 보냈다고 할 수 있는가'라는 개인 의견을 밝혔다고 민족21은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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