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평양 5·1경기장에서 열린 ‘아리랑’ 공연에서 북한 학생들이 통일을 상징하는 ‘하나’(왼쪽)와 식량난 타개를 상징하는 경작 모습을 카드섹션으로 표현하고 있다./연합

1박2일 동안 평양 역사유적을 답사하고 ‘아리랑’ 공연을 관람한 1차 방북단이 27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돌아왔다.

‘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이사장 최병모) 주선으로 방북한 이들은 첫날인 26일 만경대, 개선문, 주체사상탑 등을 둘러본 후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아리랑’을 관람했고, 27일엔 동명왕릉을 방문했다. 이들에 비친 평양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가장 인상적인 것은 역시 아리랑 공연인 듯했다. 장상욱(33)씨는 “어떻게 그 많은 사람들이 화려하고 정밀하게 카드섹션을 하는지 놀라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아리랑은 1회 공연에 카드섹션 5명 등 연인원 10만명이 출연하는 최대형 공연이다.

성명용씨는 “사람이 어떻게 저렇게 기계처럼 잘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대단했다”면서도 “어린 학생들이 저렇게 하기까지 얼마나 연습했을까 애처로운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선군정치, 부자 세습 찬양 등 체제선전 내용에 대해서는 “예상하고 가서 그런지 별 감흥없이 무덤덤했다”는 반응이 많았다.

이들은 북한 주민에 대해선 호감을 표시했다. 성명용씨는 “평양 시민들이 따뜻하게 대해준 것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김경현(35)씨는 “1박2일이 짧았다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장애인인 김씨는 “평양냉면으로 유명한 옥류관에 장애인용 화장실이 없었는데, 북측 관계자가 다음에는 꼭 설치해 놓겠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그러나 방북단이 방문하는 곳은 평양 시민들이 접근하지 못했고, 밤에도 숙소인 양각도 국제호텔을 나갈 수 없어 일반 시민들과 접촉은 없었다고 했다.

주민들 옷차림이나 평양 시내 모습을 보고 생각보다 어려운 형편임을 실감했다는 사람도 있었다.

거리에 차들이 뜸한 데다, 수도 평양인 데도 아파트 칠이 벗겨진 곳이 많고, 비닐을 대패질도 하지 않은 나무 창틀로 막아놓은 창문도 많았다는 것이다. 평양이 고향인 한창화(71)씨는 “많이 도와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겨레하나는 4700여명의 평양 방문단을 모집 중이고,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굿네이버스 등 다른 민간단체도 방북단을 모집하는 등 다음달 15일 전후까지 모두 9000여명이 평양을 방문할 예정이다./ 김민철기자 mcki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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