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철(金尙哲) 탈북난민보호 유엔청원운동본부(CHNKR) 공동본부장은 20일 미국에 망명을 신청한 탈북자 김순희(37.여)씨를 '북한출신으로 믿는다'며 '망명허용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 공동본부장은 이날 오후 샌디에이고에서 김씨를 만나 3시간에 걸쳐 얘기를 나눈 뒤 연합뉴스에 전화를 걸어 '김씨가 자신이 다닌 청진사범학교(고교과정)의 교장과 교사 3명의 이름을 기억했고 토성으로 둘러싸인 사범학교의 건물배치도를 그렸다'며 이처럼 밝혔다.

김 본부장은 또 '김씨가 내 눈을 직시하고 과거 얘기를 거리낌없이 말했다'며 '나의 법조경력 28년과 판사 경험으로 미뤄 볼 때 김씨의 진술태도는 매우 신빙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김 본부장은 특히 '미 이민국 망명심사관이 김씨를 가석방(지난 8일)하기전 여섯차례에 걸쳐 김씨를 인터뷰한 결과 김씨 진술이 모두 앞뒤가 일치했기 때문에 망명을 신청하도록 권유하며 서식을 내줬다'고 새로운 사실도 전했다.

김 본부장은 '지난주 미 국무부 고위관리들을 면담한 자리에서 김씨 망명신청사건에 대한 협조를 요청하자 이들은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지켜보겠다'고 말했다'며 '앨런 크레즈코 난민차관보 직무대행이 베트남 난민의 예를 들면서 '수교가 없고 추방시 박해를 받을 것이 분명하다면' 이라고 말한 점으로 볼 때 김씨가 북한이나 중국으로 추방되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북미간에 수교가 없고 중국 추방시 북한으로 강제송환되고 처벌당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어떤 경우라도 김씨가 미국 밖으로 추방될 공산은 없으며 망명허용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씨 망명이 허용될 경우 밀입국으로 미국에 들어와 정착하는 첫번째 북한인이 된다.

김 본부장은 '현재 미국 주요 도시를 순회하며 탈북자 현실을 강연중인 함경북도 청진 출신의 장인숙(59) 진달래회(탈북여성모임) 회장이 김씨 변호인인 리카도 지버트 변호사 입회 하에 역시 함북출신인 김씨와 얘기해보면 북한인여부는 더욱 확실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장 회장은 이르면 이달말께 샌디에이고의 한 사업가 집에 머물고 있는 김씨를 만나볼 계획이다.

이날 만남은 김 본부장이 L.A. 공항을 이륙하기 몇시간 전에 갑자기 이뤄졌다.

김 본부장은 김씨와의 대화내용에 대한 소견서를 김씨 변호인에게 보낼 예정이다.

김씨의 이민법원 첫 망명청문회는 오는 6월12일이전으로 잡혀 있으나 변호인과 이민국측의 요청에 따라서는 한두달 연기될 수도 있다.

김 본부장은 지난 16-18일 유엔에 세계 21개국 1180만명의 서명이 담긴 탈북난민보호 청원서를 제출하고 미 하원의원 및 국무부 고위관리들과 탈북난민보호 협력방안을 논의한 뒤 김씨와의 면담을 위해 19일 로스앤젤레스를 방문했다./로스앤젤레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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