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철(李亨哲)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대사는 18일 『조·미(북·미) 간의 적대관계가 풀리지 않고 지속되면 남북한의 화해과정에도 역작용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사는 이날 뉴욕의 동포모임인 「코리아 포럼 인터내셔널」에 초청 연사로 참석해 『미·북관계는 앞서 긍정적인 발전조짐이 있었으나 부시 신 행정부 들어와서 거꾸로 후퇴했다』며, 『미국이 적대정책을 버리면 미·북관계가 새롭게 발전할 수 있으나, 미국의 입장에 따라 대응책을 강구할 것이며 그 대응책은 우리가 알아서 할 바이나 후과(결과)는 미국이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남한에 병력을 주둔시켜 놓고 군사동맹 관계에 있는 미국이 북한에 대해 적대정책을 실시하는 한 남북관계도 대결구도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며, 미·북 관계의 개선은 북한만의 문제가 아니라 민족 전체의 사활적 위기와 연결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의 경제·식량난에 대해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 『사실을 모르고 하는 악의에 찬 질문』이라며, 『소련과 동구라파의 붕괴로 인해 교역의 대방(상대)이 없어졌다』고 답했다. 그는 『한국도 미국이나 구라파(유럽)가 없어진다면 며칠 뒤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겠느냐』며, 북한 경제는 『현재 최악의 고비를 넘어 밝은 전망을 내다볼 수 있는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대사는 또 김정일의 세습문제에 대한 질문에는 『그런 얘기는 하지 않기로 했으며, (질문을) 아예 들은 바 없는 것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재미 동포들이 미국에 살면서 배불리 먹는다고 해서 북한에 대해서 함부로 얘기하는 것은 좋지 않으며 이해하고 도와달라』고 말했다.
/뉴욕=이철민특파원 chulmin@chosun.com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