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을 이탈해 중국 선양(瀋陽)에 머물고 있는 북한 주민이 전자우편을 통해 구조요청을 해왔다.

지금까지 구호단체, 정부기관 등에 찾아가 구조를 요청하거나 편지를 보낸 사례는 있었지만 북한 이탈주민이 직접 실명을 사용해 인터넷에 접속, 전자우편으로 구조를 요청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북한 이탈 주민들을 돕기 위해 한국에서 인터넷 사이트 '피난처'를 운영하고 있는 변호사 이호택 씨는 18일 '북한 이탈 주민 김모 씨가 탈북한 동생들과 함께 선양에 숨어살고 있다'며 '한국으로 갈 수 있도록 지원을 호소하는 전자우편을 지난 16일 받았다'고 말했다.

이 씨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권익을 위해 오랫동안 활동해 오다 지난 97, 98년 중국에 나가 북한 이탈 주민들을 돕는 자원봉사활동을 해 온 인물이다.

이 씨는 전자우편을 받은 즉시 북한 이탈 주민을 돕고 있는 개인과 단체에 이를 알렸으며, 홍콩에서 활동 중인 고형식 변호사가 소식을 접한 후 다시 연합뉴스에 이 같은 사실을 알려왔다.

김 씨가 보낸 편지에는 자신의 절박한 심정을 적은 '형제들의 소원'이라는 시 한 수와 호출번호, 전자우편 주소 등이 적혀 있다.

이 씨는 '김 씨처럼 전자우편을 통한 북한 이탈자들의 구조요청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그러나 이 같은 방법이 알려지면 중국 공안원들이 인터넷 카페나 PC방에 대한 감시를 강화할 것'이라며 우려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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