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학자와 교수들이 미국 대학에서 자유경제이론과 하이테크산업 관련 교육을 받을 전망이다.

미 북서부 오리건주 포틀랜드주립대(PSU)의 실무책임자인 데이브드 전 교수(47.컴퓨터공학)는 16일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북한 학자와 연구원 5명이 오는 22일부터 약 2주간의 일정으로 포틀랜드대 자유시장경영개발연구소(FMBDI)에서 직접 강의를 받으며 북한 학생 파견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대외무역기관인 조선국제무역촉진위원회(CPIT) 김정기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실무연구단은 라영훈.리일남 CPIT 책임연구원, 최철수.정명진 인민경제대학 교수로 구성돼 있다.

북한 실무단은 지난 14일 베이징(北京)주재 미 대사관을 통해 정식비자를 발급받고 16일 베이징을 출발, 뉴욕 등지를 거쳐 포틀랜드에 올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 교수는 '미 국무부가 북한인들에게 신속히 정식(특별)비자를 발급해줬다'며 '북한 학자들이 독자적으로 정식비자를 받아 미국을 방문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 행정부가 그동안 대북강경자세를 보여온 점에 비춰 볼 때 비자발급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부시 행정부의 입장변화와 관련해 주목된다.

한국계 미 시민권자인 전 교수는 또 '실무단은 학교측과 북한 학생들이 포틀랜드대에 유학와 영어 및 자본주의경제이론 등을 공부하기 위한 세부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 교수는 지난 11일 뉴욕에서 이근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를 만나 북한 실무단 및 유학생 파견방안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전 교수는 '포틀랜드대 교수들이 금명간 북한에 파견돼 자본주의경제이론과 첨단산업 등에 관해 강의하는 방안도 북한 실무단과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사는 오는 21일 실무단 지원차 포틀랜드를 방문, 실무단 일행과 합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실무단은 22일 다니엘 번스틴 PSU총장이 주최하는 환영오찬에 참석하고 강의수강과 함께 휴렛 패커드 등 하이테크업체를 견학할 계획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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