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외부 식량 원조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주민들은 초근목피로 연명해야 하는 암울한 봄을 맞고 있으나 한국에서는 대북 원조를 둘러싸고 뜨거운 논전이 벌어지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16일 보도했다.

포스트는 대북 원조 관계자와 외교관들의 말을 인용한 서울발 기사에서 국제 식량 원조가 적어도 북한 주민 2200만명의 3분의 1을 먹여 살리고 있으나 작년의 빈약한 수확에 이어 봄 가뭄이 계속되면서 올해에도 심각한 식량난이 예상됨에 따라 원조 확대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미국에서는 별로 다뤄지지 않고 있으나 한국에서는 `식량이 어느 정도까지 적대적인 북한 정권에 대한 정치적 지렛대로 활용돼야 하는가'라는 정책적 문제가 논쟁거리가 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국에서는 이산가족 상봉과 경의선 철도 복원공사 완공 등 남북 관계 개선에 대한 북한의 긍정적인 반응이 나올 때까지 식량과 비료 원조를 중단해야 한다는 비난이 고조되고 있어 지난주의 식량 10만t 지원 계획 발표 등 인도적 원조 계속 방침을 시사하고 있는 미국과 대조를 보이고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북한이 올해 필요한 식량은 480만t이지만 생산은 300만t에 그칠 것으로 예상,외국의 원조가 81만t으로 부족분의 절반을 충당하고 나머지는 한국 및 중국과 민간 자선단체의 지원과 북한의 소량 구매로 보충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포스트는 덧붙였다./워싱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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