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년부터 96년까지 국무부 동아태담당 부차관보를 역임하면서 북한과의 접촉 경험도 많다. 그는 94년 12월 미군 헬기 불시착 사건으로 북한에 억류 중이던 보비 홀 준위 귀환협상을 판문점을 통해 입북한 뒤 성공시켰다. 또 95년 6월에는 콸라룸푸르에서 열린 미·북간 제네바합의 협상에 미국 대표로 참석, 합의문을 도출했다. 작년 10월에는 매들린 올브라이트(Madeleine Albright) 전 국무장관 방북의 선발대로 북한을 방문하기도 했다.
자천과 타천 희망자가 많았던 주한 미 대사에 허바드가 낙점된 것은, 비교적 정치적 성향이 덜한데다 부시 행정부 출범이후 동아태담당 차관보 직무대행으로 일하면서 콜린 파월(Colin Powell) 장관의 눈에 들었기 때문이라고 외교소식통들은 전했다.
43년 켄터키에서 태어나 앨러배마대학을 졸업한 뒤 바로 국무부에 들어갔으며 첫 임지는 도미니카 공화국이었다. 69년 요코하마에서 일본어 연수를 받아 후쿠오카와 도쿄에서 일한 뒤 75년까지 국무부 일본과에서 근무했으며, 78년 다시 주일대사관 정무담당으로 발령났다. 10여년동안 일본을 담당했으며, 이후 필리핀 부대사와 대사, 말레이시아 부대사로 일했다.
그는 3월 말 서울에서 열린 한·미·일 3자 협의회에 미국 대표로 참석했을 때 “주한 미 대사는 굉장히 중요한 자리”라고 말했었다. 그는 상원 인준이 끝나는대로 오는 7월쯤 한국에 부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 워싱턴=주용중특파원 midwa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