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미국대사로 곧 확정 발표될 토마스 허바드(Thomas Hubbard·57)는 국무부의 아시아통 정통 외교 관료다. 지난 65년 21세의 나이로 국무부에 첫발을 디딘 뒤 일본에서 2차례 근무한 것을 비롯, 말레이시아와 필리핀에서 부대사와 대사를 지냈다.

93년부터 96년까지 국무부 동아태담당 부차관보를 역임하면서 북한과의 접촉 경험도 많다. 그는 94년 12월 미군 헬기 불시착 사건으로 북한에 억류 중이던 보비 홀 준위 귀환협상을 판문점을 통해 입북한 뒤 성공시켰다. 또 95년 6월에는 콸라룸푸르에서 열린 미·북간 제네바합의 협상에 미국 대표로 참석, 합의문을 도출했다. 작년 10월에는 매들린 올브라이트(Madeleine Albright) 전 국무장관 방북의 선발대로 북한을 방문하기도 했다.

자천과 타천 희망자가 많았던 주한 미 대사에 허바드가 낙점된 것은, 비교적 정치적 성향이 덜한데다 부시 행정부 출범이후 동아태담당 차관보 직무대행으로 일하면서 콜린 파월(Colin Powell) 장관의 눈에 들었기 때문이라고 외교소식통들은 전했다.

43년 켄터키에서 태어나 앨러배마대학을 졸업한 뒤 바로 국무부에 들어갔으며 첫 임지는 도미니카 공화국이었다. 69년 요코하마에서 일본어 연수를 받아 후쿠오카와 도쿄에서 일한 뒤 75년까지 국무부 일본과에서 근무했으며, 78년 다시 주일대사관 정무담당으로 발령났다. 10여년동안 일본을 담당했으며, 이후 필리핀 부대사와 대사, 말레이시아 부대사로 일했다.

그는 3월 말 서울에서 열린 한·미·일 3자 협의회에 미국 대표로 참석했을 때 “주한 미 대사는 굉장히 중요한 자리”라고 말했었다. 그는 상원 인준이 끝나는대로 오는 7월쯤 한국에 부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 워싱턴=주용중특파원 midwa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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