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16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 백두산 및 개성관광에 합의했다고 밝힘에 따라 북한 관광시대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 두 곳에 대한 관광이 이뤄지게 되면 1998년부터 시작된 금강산 관광에다 오는 10월 당창건 60주년을 맞아 치러질 집단체조 ’아리랑’ 공연과 연계한 평양관광을 상정하면 북한의 중요한 관광거점이 모두 남측에 개방되는 셈이다.

남북간 접촉면의 확대와 북한의 개방이라는 측면에서 정부도 남북간의 관광사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금강산 관광사업은 주체인 현대아산이 사업 초기 어려움을 겪기는 했지만 초기 투자경비를 제외한 사업경비는 손익분기점을 넘어서 조금씩 사정이 나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들어서는 북측의 협조 속에 육로관광과 관광지 확대, 편의시설 확충, 호텔 등 숙박시설 증대 등을 통해 사업이 안정적인 단계에 들어섰고 육로를 이용한 자가용 관광 등이 숙제로 남아있다.

백두산 관광은 한민족의 성지라는 측면에서 남측 관광객들에게 큰 매력을 주게될 것으로 보인다.

북측은 2000년 11월 김 위원장이 “백두산지구 혁명 전적지ㆍ사적지를 대(大)노 천박물관으로 만들라”고 지시한 이후 삼지연읍을 중심으로 한 백두산지구에 대한 본 격적인 개발에 착수, 현재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인근 삼지연 공항의 시설 노후화 등으로 많은 숫자의 남측 관광객 수용에 어려움이 있는 만큼 현대가 사업에 뛰어들게 되면 인프라 건설에 우선적인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개성관광은 그동안 개성공단 조성과 함께 현대아산이 큰 관심을 기울여온 사업이다.

우선 서울에서 2시간이 채 안 되는 곳에 위치해 있어 접근성이 높을 뿐 아니라 고려의 도읍지로 당시 여러 유물유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는 점에서 역사의 교육장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동안 북한은 개성공단 사업이 먼저 본궤도에 올라야 부차적인 사업으로 관광사업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개성공단 시범단지가 본격 가동되고 본단지 100만평에 대한 순차분양이 목전에 있는 만큼 북측도 관광사업에 적극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다 북한이 오는 10월 당창건 60주년을 앞두고 공연할 예정인 집단체조 ’아리랑’은 평양관광과 연계될 수 있다.

2002년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 공연인 ’아리랑’은 당시 남측 주민의 적극적인 관람을 촉구했던 작품이었고 이번에도 남측 관광객 유치 상품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평화항공여행사는 2003년 9월과 10월 평양관광을 실시했으나 북측이 관광객들의 안전사고와 전력난, 안내원의 피로 등을 이유로 관광연기를 남측에 통보하기도 했었다.

정부 당국자는 “다양한 관광상품이 개발되고 남측의 사업자가 참여하게 되면 교류협력의 활성화라는 측면에서 이점이 있다”며 “그러나 도로나 전력상태 등 인프라의 확충은 앞으로 원활한 관광을 위해 풀어야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해 6월 북한 국가관광총국 대표단(단장 려학송 총국장)이 세계관광기구(WTO) 동아시아ㆍ태평양지역위원회에 참가하는 등 북측도 ’매연없는 산업’인 관광산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연합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