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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여성 미국서 망명 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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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1.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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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에 밀입국하려다 샌디에이고에서 체포된 후 망명을 신청한 탈북자 김순희(오른쪽)씨가 8일 구치소에서 석방된 뒤 법정 통역을 맡은 한상희씨와 기뻐하고 있다.
/미주 한국일보 제공

7년 전 북한을 탈출한 후 온갖 고난 끝에 미국에 밀입국하려다 체포된 탈북자 김순희(37)씨가 미 이민국(INS)에 정치적 망명을 신청, 그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함경북도 무산 출신의 김씨는 지난 94년 아들(현재 11세)을 데리고 북한을 탈출, 6년 동안 중국 옌볜(延邊)에 숨어살면서 생선장사와 뜨개질로 연명했다. 이후 약간의 돈을 모은 김씨는 지난해 11월 2000달러를 주고 중국 위조여권을 구입, 기차를 타고 홍콩으로 간 뒤, 필리핀과 멕시코를 거쳐 지난달 중순 미국으로 밀입국하려다 체포됐다. 멕시코시티에선 트럭에 숨어들어 국경지역 치와나까지 가서 멕시코인에게 돈을 주고 밴(Van)을 타고 국경검수를 통과하려다 적발됐다.

김씨에 관한 소식은 그녀의 국적이 북한인 것을 발견한 미 인권단체 변호사들이 난민지위 신청을 위해 샌디에이고 거주 한인 교포인 한청일(54·전 샌디에고 한인회 부이사장)에게 연락하면서 알려졌다. 한씨는 “김씨가 북한 전문대에서 회계학을 전공한 뒤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던 중 가정문제로 북한을 탈출했다”며, “옌볜에서는 여권사기 등 한국 등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 않아 미국 망명을 결심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김씨의 법정 통역을 맡고 있는 한씨의 딸 상희(24·대학원생)씨는 전화통화에서 “김씨는 현재 몸이 극도로 쇠약해져 식사를 잘 못할 정도로 건강이 악화되어 있고, 목 부위가 붓고 딱딱하게 굳어오는 증상 때문에 괴로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씨는 “형무소에서 한달 동안 제대로 먹지도 자지도 못해 화병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고 한다.

한상희씨에 따르면, 김씨는 출감 직후 “가장 자유로운 나라라고 생각했던 미국에 도착해 한국인을 만나니 마음이 놓인다”며 크게 기뻐했다고 한다. 그러나 한국 언론에 자신에 관한 기사가 나간 이후, 중국에 남겨두고 온 세살바기 아들의 신변이 위협이 생길 것을 우려해 신경이 날카로워져 있는 상태다. 특히 한국인들로부터 ‘김정남’에 대한 질문을 들은 후부터는 이용당할지도 모른다는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김씨의 대리인인 리카르도 지버트(Ricardo Gibert) 변호사는 샌디에고 지역의 빈민 무료 법률상담소인 카사 코르넬리아(Casa Cornelia) 소속. 지난 4월25일 오타이메사 여성형무소에 수감되어 있던 김순희씨를 45분간 면담한 후, ‘김씨의 경우는 정치적 망명자에 대한 보호(Political opinion asylum) 또는 인권을 이유로 망명을 신청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지버트 변호사는 현재 망명신청을 준비 중이며, 청문회는 6월12일 이전에 열릴 예정이고, 6월 안으로 김씨의 망명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민국의 요청을 받고 김씨의 보호자를 자청한 한청일씨 가족은 김씨의 망명여부가 결정될 때까지 김씨를 보호할 예정이다.

김씨의 망명신청이 받아들여지면 밀입국으로 미국에 들어와 정착하는 첫번째 북한인이 된다. 미국은 북한 국적자에게 공개적으로 망명을 허용한 적이 없어 귀추가 주목된다. /보스턴=강인선기자 insu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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