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지스함 슈프호(호)가 지난 2월 뱃머리에 샴페인을 부딪쳐 깨뜨리며 미주리주 파스카굴라항에서 진수식을 갖고 있다. /자료사진

이지스(Aegis)함은 적 미사일 탐지에서 격추까지 컴퓨터가 처리하는 최첨단 함정이다. 이지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제우스의 방패’라는 뜻이다. 이지스함의 핵심은 적 미사일을 자동적으로 탐지·추적하는 다기능 레이더 AN/SPY-1이다. 4㎿의 전력을 사용, 동시에 100개 이상의 목표물을 추적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모든 기능이 컴퓨터로 통제돼 대공·대지·대잠 방어망을 한꺼번에 구축할 수 있다.

1973년 건조된 노턴사운드호가 최초의 이지스함이다. 이후 이지스함은 지속적으로 개량돼, 1991년에는 더 정교한 레이더를 도입한 ‘알레이 버크(Arleigh Burke)’호가 나왔다. 이것이 바로 미국이 동해안 배치를 검토중인 이지스함이며, 알레이 버크는 2차 세계대전에서 이름을 떨쳤던 미 해군 사령관 이름이다.

미 해군은 이지스함을 통해 대규모 선단을 방어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이지스함에는 토마호크 미사일과 MK-41 수직발사 시스템이 추가돼 방어력이 한층 향상됐다.

1992년 선보인 Flight-2급 이지스함부터는 첨단 ‘스탠더드 미사일’(SM)을 장착했다. 스탠더드 미사일은 중거리용 SM-1과 장거리용 SM-2로 나뉘며 적의 미사일·전투기·전함 요격에 두루 쓰인다. 알레이 버크도 SM-2를 탑재, 북한의 대포동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다. 1997년에는 최신형 스탠더드 미사일로 가상적의 탄도미사일을 공중에서 요격하는 데 처음으로 성공, 전역미사일방어(TMD)체제 구축의 가능성을 높여주었다.

/ 박돈규기자 coeur@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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