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미국의 미사일방어체제 구축 빌미를 제공하지 않기 위해 스스로 그 표적에서 벗어나는 게 더 현명할 것이라고 미국의 한반도 문제 전문가인 브루스 커밍스(58) 시카고대 교수가 8일 말했다.

저서 `한국전쟁의 기원' 등으로 잘 알려진 커밍스 교수는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의 최근 미사일실험 2003년까지 유예 발언 등과 관련한 연합뉴스의 논평 요청에 대해 '새 미국 행정부에 대한 김정일의 인내는 박수를 받을만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커밍스 교수는 '부시 행정부가 이미 내부적으로 (의견이) 갈려져 있기 때문에 부시 행정부의 대 한반도 정책 구상을 기다리며 지켜보는 것은 현명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시 행정부가 딕 체니 부통령,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 콜린 파월 국무장관 등 개성이 강한 인물들이 외교정책 주도권을 놓고 경합을 벌이 있는 것으로 진단했다.

그러나 커밍스는 '북한이 부시 대통령의 미사일방어 구상의 표적으로부터 스스로 벗어나는 게 더 현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미국의 적성국은 차지하고) 우방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미사일방어를 할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 '북한은 이런 계획에 매우 유용한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커밍스는 '중국은 중국과의 좋은 관계를 주장하는 거대한 미 기업가 세력을 확보한 반면 북한은 미 정계에 북한을 대변할 지지자를 갖고 있지 않다'며 '미 언론은 북한을 악마로 만드는 데 완전히 성공했기 때문에 미 국민들은 행정부가 북한에 관해 말하고 싶어 하는 모든 것을 믿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커밍스는 '만일 김위원장이 북한의 미사일계획 (시험과 대외판매) 종식 협상을 유럽연합(EU)이나 일본 등 다른 나라와 타결짓는다면 국방예산 증액을 위해 북한을 `대신 벌받는 아이'로 다목적으로 이용하려는 미 국방부의 현재 능력을 완벽히 제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로스앤젤레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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