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10회 인권포럼'에서 탈북난민 인권을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노버트 폴러첸 박사(왼쪽에서 두번째)의 모습도 보인다.

북한에서 의료지원 활동 중 추방된 독일의 노버트 폴러첸(Norbert Vollertsen) 박사는 8일 “외국의 구호식량이, 이를 절실히 필요로 하는 북한 주민들에게 대부분 배급되지 않고 있는 부조리한 실상을 목격하고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말했다.

구호단체인 ‘독일 긴급의사회(Cap Anamur) 회원으로 북한에서 의료활동 중 북한 인권문제를 비난해 작년 12월 30일 추방된 폴러첸 박사는, 이날 국회 인권포럼(대표 황우여)과 탈북난민보호UN청원운동본부(본부장 김상철) 공동주최로 열린 ‘북한의 인권 토론회’에서 주제 발표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주민들에게 배급되지 않는 식량의 행방에 대해서는 “외국 구호식량의 상당 분량이 군대나 지위 높은 층들에게 가는지 또는 외국에 되파는지 알 길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제사회로부터 강력한 압력이 없는 한, 북한의 김정일 지도자는 개선책이 있는데도 아무런 정치적·사회적 변화를 시도하지 않을 것”이라며 “체제비판을 한 사람의 가족 전원이 수용되는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에서 지구상에 현존하는 지옥인 ‘킬링 필드’를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탈북 귀순자인 장인숙씨는 증언을 통해 “왜 이렇게 대한민국 국회의원들은 탈북자 문제에 관심을 갖지 않는 것이냐”면서 “나는 가족 중 한 명이 남한으로 탈출해, 온 가족이 하루 아침에 강제수용소에서 공개처형되는 것을 많이 봤다”고 말했다.

탈북난민보호UN청원운동 본부장 김상철 변호사는 “우리 대법원 판례는 북한 이탈주민을 당연히 ‘대한민국 국민’으로 보고 있다”며 “중국의 탈북자들이 국제법상 난민의 지위를 부여받을 수 있도록 우리 정부가 앞장서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 홍석준기자 udo@chosun.com
/ 송동훈기자 dhso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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