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의 아들 김정남(金正男)의 행방은 북한과 중국당국의 철저한 보안망속으로 들어가버려 7일까지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베이징에서 평양으로 가는 각 교통편을 중심으로 온갖 설(說)이 난무하고 있다.

베이징에서 평양으로 들어가는 교통편은 크게 항공편과 열차편 두 가지가 있다. 베이징 서우더우(首都)공항을 이륙해 평양으로 가는 항공편은 매주 화요일과 토요일 운항되는 북한 고려항공과 월·금요일 운항하는 북방항공편이 있다.

정기노선 외에 수시로 특별기가 운항되기도 한다. 베이징과 평양을 연결하는 열차편은 일주일에 4차례 있다. 이에 따라 김씨 일행이 만약 귀국했다면 4일 오후 열차편 5일 오전 고려항공편 5일 특별기편 7일 북방항공편 가운데 하나였을 것이다.

이 중 열차편과 관련, 김씨 일행이 4일 오후 차량으로 톈진(天津)으로 이동, 거기서 열차를 탔다는 설이 제기되고 있으나, 대사관 관계자는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가능성이 낮다”면서, “북한 최고지도자의 아들을 승합차에 태워 톈진까지 이동하고, 게다가 17~18시간이 걸리는 열차에 태웠을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고 말했다.

나머지 3개의 항공편 역시 공항으로 이동하는데 눈에 띌 수 있고, 항공기 탑승과정에서 다른 승객들에 의해 확인되기 때문에 만약 탔다면 그에 관한 소식이 벌써 흘러나왔을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5일 오전 베이징 공항 스케줄 단말기에 떴다가 사라진 특별기편의 경우, 당초 서우더우공항에 올 예정이었다가 인근 군용비행장으로 갔을 가능성도 있다고 소식통들은 말했다.

그러나 우리 대사관 관계자들은 이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김씨 일행의 행적이 전혀 잡히지 않는 점으로 미루어 베이징에 체류하고 있을 가능성을 높게 본다고 말했다. 중국에 체류하고 있다면 가장 안전하고 비밀유지가 용이한 곳은 북한대사관 내부이다. 외교 소식통들은 북한이 여러 가지 설을 흘려 관심을 분산시킨 뒤, 조용해지길 기다렸다가 귀국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눈여겨볼 점은 김정남의 북한내 위상이 외부에 알려진 것처럼 ‘후계자’까지 오르지 못했다는 말도 나돌고 있다. 일부에서는 김의 귀국후 김정일로부터 처벌을 받을 것이라는 설도 함께 나돌고 있다.

따라서 김씨 일행의 행방은 당분간 확인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으며, 북한 언론매체를 통해 김정남에 관한 다른 소식이 보도될 때 비로소 공식 확인될 가능성이 높다.
/베이징=지해범특파원 hbj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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