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북정책 검토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미국 행정부내 일각에서 여전히 북한에 건설중인 경수로의 화전(火電) 대체 주장이 나오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로버트 아인혼 미 국무부 비확산담당 차관보는 지난달 30일 워싱턴 소재 우드로 윌슨센터가 주최한 북한관련 세미나에 참석, 경수로에서 플루토늄이 추출될 가능성 등을 이유로 화력발전소로 대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7일 전해졌다.

그러나 제임스 켈리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지난달 말 의회 인준청문회에서 지난 94년 체결된 북미간 제네바 합의의 성공적 이행을 강조하며, '대북정책 검토 결과가 제네바 합의를 뒤집을 것으로 예상하지는 않으며 대체로 그런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제네바 합의 유지를 시사한바 있다.

정부 당국자는 이에 대해 '미국 행정부의 비확산담당 인사들은 예전부터 경수로의 플루토늄 추출 등을 우려하며 화전 대체 입장을 밝혀 왔다'면서 '그러나 우리 정부의 판단은 화전 대체시 추가적인 비용이 더욱 많이 드는데다가, 공기가 지연되는 등 실무적 문제가 한 두가지가 아니라는 입장'이라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와 관련, 부시 행정부의 미사일방어 체제 추진계획 설명과 대북정책 조율을 위해 오는 9일 방한하는 리처드 아미티지 국무부 부장관 일행의 방한시 이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지 여부가 주목된다.

현재 미 행정부내에서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를 중심으로 한 비확산담당정책 검토와 국무부 지역국 중심의 정책검토 등 두갈래로 대북정책 검토를 진행중이며 NSC 중심의 검토반에서는 플루토늄 추출 가능성 등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들은 이날 `미국이 경수로의 화전대체 방침을 통보해 왔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민간차원에서 예전부터 얘기가 나오던 것으로, 미국 정부로부터 그같은 입장을 통보받은 것이 전혀 없다'고 부인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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