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金正男) 일행의 중국 입국 사실에 대해 중국 정부와 언론이 철저한 함구로 일관, 양국간에 보도통제에 대한 합의가 있었던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중국의 한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는 김정남 일행의 중국 도착과 행방을 묻는 질문에 “우리는 그런 사람이 왔는지도 모른다”며 답변을 거부했다는 것이다. “일본 외무성 관리들이 중국 외교부 관리들에게 기내에서 김정남으로 보이는 일행 4명을 인계했다고 일본 대사관측이 발표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중국 외교부 관계자는 “동명이인일 수도 있지 않느냐”며 정확한 답변을 회피했다는 것.

또 정부 입장을 대변하는 외교부 신문사(新聞司)는 1일부터 시작된 노동절 연휴 때문인지 연락이 되지 않았다.

인민일보(人民日報)와 신화(新華)통신을 비롯한 중국 관영 매체와 인터넷 뉴스 사이트들도 약속이나 한 듯이 김정남 관련 뉴스를 일체 보도하지 않고 있다. 인민일보는 6일 국제면에서 스웨덴 페르손 총리의 방북 및 김대중(金大中) 한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소식만 전할 뿐, 김정남 일행에 대해서는 단 한줄도 보도하지 않았다.

신랑망(新浪網/sina.com.cn)과 차이나닷컴(china.com.cn)등 대표적인 인터넷 사이트들도 관련 보도에는 침묵했다.

중국 정부 및 언론의 침묵에 대해 외교 소식통들은 “북한측의 요청에 따른 것이 아니겠느냐”면서, “북한 문제에 관한한 중국은 북한의 요구를 100% 들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소식통들은 “중국이 침묵하는 것 자체가 북한의 곤혹스런 입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北京=池海範특파원 hbj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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