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전 주민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금연운동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조선중앙텔레비전이 담배의 해독성을 상기 시켜주는 외국의 담뱃갑 개발 소식을 전해 눈길을 끈다.

위성중계된 중앙TV는 5일 정규뉴스시간을 통해 '어느 한 나라에서 최근에 곽을 열 때마다 흡연자들에게 담배의 해독성을 상기시켜주는 `말하는 담배곽'(담뱃갑)을 개발했다'고 소개했다.

중앙TV는 '이 장치가 작은 소편과 극소형 확성기로 이뤄져 있고 담배곽 뚜껑에 붙어 있다'면서 '말하는 담뱃갑 기술은 담배의 해독성에 대한 경고 뿐 아니라 유사한 뚜껑이 달린 그 어떤 다른 포장에도 이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TV는 또 말하는 담뱃갑이 도입되면 '흡연자들이 글로 곽에 인쇄하는 담배의 해독성에 대한 경고를 무시하기가 더욱 어렵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중앙TV가 뉴스시간을 통해 외국의 과학기술 정보 소식을 전하는 것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지만 흡연의 폐해를 상기시켜주는 `말하는 담배곽'을 소개한 것은 최근 북한 내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금연운동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북한은 지난해 8월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17만2천달러의 자금과 홍보자료를 지원받아 한달동안 전 지역에서 `담배근절 봉화운동'을 벌였으며 특히 날로 늘어나는 청소년 흡연을 막기 위해 청년조직인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 차원에서 규찰대를 조직해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또 노동당의 금연방침에 따라 외화상점 판매용 이외에는 외제담배수입을 금지하고 있으며 간부들의 금연을 유도하기 위해 중앙당 청사내에서도 금연방침을 정하고 이를 위반할 때에는 출당을 시키는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북한의 신문과 방송들은 흡연이 각종 질병을 발생시키고 사회경제활동에 큰 장애를 주는 더러운 습관이라는 내용의 흡연폐해 홍보를 적극 벌이고 있다.

북한의 대표적인 대중잡지인 천리마 최근호(2001.1)는 담배를 '심장에 겨눠진 권총과 같다'고 규정하면서 담배가 심장병 뿐 아니라 폐암. 후두암, 위암, 식도암, 만성기관지염 등 각종 질병을 발병케 하는 `백해무익한 존재'라고 경고했다.

또 간접흡연의 폐해도 상세히 제시하면서 '모르고 배운 습관이지만 해독성을 안 다음에야 고집스럽게 피워야 할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라며 금연을 촉구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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