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 사회·문화
효도 드리는데는 남북이 따로 없다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01.05.04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북녘 자손들의 부모 모시기


자식이 부모를 공경하고 도리를 다 하는 것은 북이나 남이나 다르지 않다고 본다. 결혼을 앞둔 자식들, 특히 맏이는 부모님을 잘 모실 아내를 선택하는 것을 당연한 의무로 알고 있으며, 맛있는 음식이라도 생기면 부모님께 드리는 것을 당연지사로 알고 있다. 북한은 남한처럼 핵가족화가 돼있지 않고 부모와 자식이 함께 사는 경우가 많으며 식사도 부모님에게는 쌀밥을 따로 마련해 올리는 집도 꽤 많다.

하지만 북한에는 식량과 생필품이 부족하고 남한처럼 소비문화가 없기 때문에 부모님께 효도한다는 것이 마음처럼 쉽지 않다. 더욱이 90년대의 식량난을 맞으며 북한에서 효도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북한의 자식들을 불효자로 만드는 것은 배급제다. 북한에서는 모든 공민이 직업을 의무적으로 갖게 되어 있지만 만 60세면 무조건 정년이다. 정년이면 "연로보장’(년로보장) 대상이 되는데 연로보장자는 배급량이 하루 300g이다. 연세가 들면 식사량은 늘어나는 것이 보통이다. 부모님이 연로보장 대상에 포함되면 쌀독이 항상 걱정인 며느리들은 부모님의 배급량 때문에 속을 썩이고 이 때문에 갈등도 생긴다.

필자가 1986년 기차를 타고 가다 한 할머니로부터 들은 이야기는 충격적이었다. 할머니의 조카들이 부모님을 모시지 않으려고 삼형제가 모여 제비뽑기를 하였다는 이야기였다. 또 며느리를 잘못 들여 부모 자식 간에 갈등이 생기고, 자살하면 "민족반역자"로 보는 북한사회에서도 부모들이 자살하는 경우도 간혹 있다.

그러나 한가지 명백한 것은 남한보다는 북한에서 부모 자식 간의 갈등이 덜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왜냐하면 남한 사회의 모든 생활은 돈으로 이루어지는 대신 북에서는 배급제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90년대 들어 배급제가 붕괴되면서 생존의 절박함으로 국가와 사회보다는 가정적으로나마 유지되고 강조되던 효의 사상도 가정의 파괴와 함께 붕괴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일 것이다.
/김승철·북한연구소 연구원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  Tel : (02)724-6650,6523  |  E-mail : nkchosun@chosun.com  |  청소년보호책임자 : SITE_MANAGER
Copyright © 2013 NKchosun.com. All rights reserved. Contact webmaster for more inform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