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양·지리조건 기후따라 정해...분조장이 재량으로 평가·인정

북한의 농업은 집단농장체제이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모여 일을 하다보니 작업량을 측정하기가 매우 힘들다. 그래서 국가에서 기본적인 규정이 만들어 졌다. 보통 하루 작업량을 1공수로 규정한다. 각 지방별로 토양, 지리조건, 기후 풍토에 맞게 협동농장별로 자율적으로 작업량을 정하기도 하는데 반드시 국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따라서 전국의 협동농장 어디에 가도 하루 작업량은 1공수로 통용되지만 1공수에 해당된 하루 작업량은 다소 차이 난다. 가령 영양단지를 찍는 과정만 해도 비탈밭과 평지밭에 따라서 작업량이 틀려지고 물이 있는 거리, 토양의 질에 따라서 차이가 있다.

김매기도 보통 밭에서는 500㎡ 정도가 하루 작업량이지만 풀이 많고 돌이 많은 경우에는 50㎡ 정도도 하기 힘들 경우도 있다. 이 경우엔 분조장의 재량으로 작업량을 인정해 준다. 봄철 같은 바쁜 계절에는 평균 1.5~2 공수 정도는 벌어야 한다. 그만큼 일이 힘들다는 이야기다.

농장의 최소단위는 분조다. 분조장은 분조원들의 하루작업량을 평가해 공수를 매긴다. 한 공수라도 더 벌어야 연말 분배 때 몫이 많아지므로 항상 공수 때문에 농장원들끼리 말도 말고 시비도 많다.

농장원들은 자꾸 공수를 높이 받으려고만 하지만 가을에 1년 총생산물을 부과된 총 공수로 나누기 때문에 공수가 아무리 많아도 농사가 제대로 안되고 번 돈이 없으면 별 의미가 없는 것이다. 따라서 낮게 매기는 농장의 공수가 높게 매기는 농장보다 공수의 가치가 더 높을 수도 있다.

농사일에서 가장 힘든 일은 밭갈이, 영양단지 찍기, 써레질, 모내기, 영양단지 이식 등이다. 1년에 봄철이 가장 힘들고 바쁜 계절이다. 지금 북한의 전역에서는 강냉이 영양단지 이식전투가 한창이다.
/강철환기자 nkch@chosun.com

●작업별 공수(힘든 순서)

작 업 량

공수
밭갈이 1500㎡ 1.5~2
써레질 600㎡ 2
논두렁감기500~600m 1.5~2
영양단지찍기 1판 1.5~1.8
모내기 150 1.5~1.8
영양단지 이식 120㎡ 1.2~1.5
풀베기500kg 1~1.2
김매기 5~600㎡ 1.2~1.5
옥수수베기 1500㎡ 1.5~1.8
부식토 1~2㎥ 1.2~1.5
소관리(황소·1년기준) 150~200
활창대150~200대 1.2~1.5
모판뜨기 1판 0.8~1
새끼꼬기50m 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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