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키에 뚱뚱한 체형, 통 큰 스타일, 급한 성격 등 외모와 성격이 아버지 김 위원장을 빼닮았으며, 김 위원장과의 관계도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위원장의 첫째 부인 성혜림(64)의 소생인 김정남은 김 위원장의 공식 부인이나 다름없는 고영희(47)씨의 견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후계자론까지 거론되고 있을 정도다.
따라서 김정남이 왜 위조 여권으로 일본에 밀입국을 시도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김정남은 아버지 김정일에게 컴퓨터를 다루도록 권장하는 등 컴퓨터와 인터넷에 능하며 이번 일본 밀입국 시도 전에도 몇차례 일본을 방문, 컴퓨터 공부를 한 정보통신분야의 「전문가」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가 이번에 북한을 떠나 일본에 밀입국을 시도하기 전까지 정확한 행적은 파악되지 않다. 김정남의 진술에 따르면 북한을 출발해 가장 먼저 향한 곳은 도미니카 공화국. 여기서 1인당 2000달러에 위조 여권을 구입한 뒤 프랑스 파리로 갔다.
파리에선 유럽에 체류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족들과 접촉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요미우리는 “그가 일본에 입국하기 직전 유럽에 있는 가족도 일본에 불러오려는 움직임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싱가포르를 경유, 일본에 들어오려다 체포될 당시 베이징으로 향하는 항공권을 지니고 있었다. 김은 그동안 1년에 서너차례 중국 베이징을 드나드는 등 수시로 외국여행을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김은 지난 1월 중순 김 위원장의 상하이 방문 때 별도로 베이징에서 장쩌민 주석의 아들인 장미엔헝 중국과학원 부원장과 만나 양국간 정보통신 분야 협력문제 등에 대해 협의했다는 것이다.
김정남은 개인적으로 중국을 드나들 때 신분을 감춰왔다. 중국 내에서 이동할 때도 현지인 차량이나 택시를 이용하기 때문에 활동 사실이 거의 노출되지 않고 있다.
김정남은 지난해 베이징의 쿤룬호텔과 창청호텔, 홍콩미식청 등에서 식사하는 모습이 여러차례 목격되기도 했다. 그는 새로운 컴퓨터 게임 등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베이징의 한 재미동포는 모 호텔에 컴퓨터 회사를 차려놓고, 북한에서 온 젊은 여성들에게 컴퓨터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데, 이 회사의 배후에 김정남이 있다는 설도 있다.
또 중국내 조선족 동포로서 평양과 특수한 관계를 갖고 있는 최모씨가 최근 중국 단둥에 컴퓨터 훈련센터를 설립중인데, 이 사업 역시 김정남과의 관련성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김정남은 베이징에 와도 대사관에 묵지 않고 북한 기업가나 친북 조선족들의 명의로 구입해둔 쇼두(수도)공항 부근의 빌라에서 주로 머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경=지해범특파원 hbjee@chosun.com
/동경=박정훈특파원 jh-park@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