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장남 김정남이 일본에 불법 입국하려다 체포된 사실을 과연 언제 알았을까.

김대중 대통령은 4일 예란 페르손 스웨덴 총리와의 공동기자회견에서 ‘김정남’과 관련된 질문을 받고 “그 문제에 대해서는 아무런 정보가 없다”고 말했다. 다른 정부 당국자들도 공식적으로는 이와 비슷한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서울의 정통한 외교소식통은 3일 “일본 정부가 이번 사건의 중요성을 고려, 비밀리에 한국 정부에 협조를 요청했으며, 향후 처리방향에 대해서도 협의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는 이 사건이 북한 정권의 체면이 걸린 민감한 문제이고, 잘못 처리될 경우 대북 포용정책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의도적으로 ‘알고도 모른 척’한 것으로 보인다.

만일 정부가 공식 발표처럼 정말 모르고 있었다면 한·일 협력관계엔 큰 ‘구멍’이 나 있다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게 된다.
/이하원기자 may2@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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