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위조여권을 소지하고 일본에 불법입국하려다 체포됐던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장남 김정남(30) 이 일본 정부의 강제출국 조치에 따라 4일 오전 일본을 떠나 중국 베이징에 도착했다.

김정남과 가족 및 보모로 보이는 여성 2명 및 어린이 1명 등 모두 4명의 일행은 이날 오전 10시45분 일본 ANA(전일공) 905편으로 나리타(成田) 공항을 떠나 오후 1시20분(한국 시각 오후 2시20분) 중국 베이징의 서우두(首都)공항에 도착했다.

아내·아들·보모?
위조여권으로 일본에 입국하려던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장남 김정남과 함께 체포돼 중국으로 추방된 두 여인과 네살짜리 아이가 4일 일본 나리타 공항에서 중국 베이징행 ANA 905편에 탑승하기 위해 걸어가고 있다./나리타=AFP연합

김정남의 중국행에는 일본 외무성과 법무성의 관리들이 동행했다.

김정남 일행은 비행기가 서우두 공항에 도착하자 트랩을 내려가 북한 대사관이 활주로에 대기시켜 놓았던 차량을 타고 황급히 공항을 빠져나갔다.

이에 앞서 김정남 일행은 체포된 이후 사흘간 머물렀던 일본 이바라키현의 불법입국자 수용시설에서 마이크로버스편으로 나리타공항으로 이동했다. 김정남 일행이 강제추방돼 나리타 공항에서 비행기에 오르는 장면은 TV로 생중계됐다.

김정일 일행은 5일 오전 베이징에서 평양으로 출발하는 고려민항편으로 북한으로 돌아갈 예정이라고 교도(共同)통신이 중국 공안당국자의 말을 인용, 4일 보도했다.

한편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는 4일 김정남을 중국으로 추방한 데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밝혔다.

고이즈미 총리는 이날 기자들에게 “이번 일은 법적절차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방침에 따라 적절하게 취해진 조치”라고 말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고이즈미 총리의 이같은 발언은 일부 여야 의원들이 이번 추방사건에 대해 주권포기라고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동경=박정훈특파원 jh-par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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