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과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남한에서 제작된 유아.어린이용 교육비디오 '미달이의 신나는 손놀이'가 북한에 첫 진출, 남북 교류의 새로운 장이 열리게 됐다.

홍콩에서 고선(高森)영화.비디오교역공사를 운영하는 장주성 사장(49)은 4일 연합뉴스 회견에서 종합엔터테인먼트사 (주)스펙트럼DVD(대표 박영삼)에서 기획,제작한 교육비디오 `미달이..'의 북한 진출이 '우여곡절 끝에' 성사됐다고 밝혔다.

북한의 조선영화수출입사(사장 최혁우)는 지난 3월2일 ''미달이..'를 조선 어린이들에게 적극 보급하겠다'는 내용의 공식 문서를 고선영화사에 보내온 뒤 4월20일 두 회사간 계약을 완료했다고 장 사장이 밝혔다.

'충무로 영화인' 출신으로 3년 전 홍콩에 진출, 고선영화사를 설립한 장 사장은 지난해 가을 홍콩영화제 당시 최 사장 등 조선영화수출입사 관계자들에게 `미달이..'의 북한 배급을 제의한 뒤 6개월간 '밀고 당기는 협상'끝에 성사시키게 됐다고 밝혔다.

북한측은 당초 비디오에 영어 노래 등 자본주의 냄새가 짙고 남한의 고급 아파트 및 개성 있는 어린이들의 차림새 등이 북한 어린이들에게 미칠 영향 등을 우려, 반입에 난색을 표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영화수출입사는 그러나 '반세기의 단절로 문화적 이질감이 커진 남북한의 어린이들만이라도 함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통해 동질성을 회복해야 한다'는 장 사장의 끈질긴 설득에 반입 결정을 내렸으며 빠르면 이달 중순부터 비디오 및 TV방송이 시작될 것으로 장 사장은 내다봤다.

장 사장을 통해 `미달이..'를 북한에 배급하게 된 스펙트럼 DVD측은 '`미달이..'의 북한 진출을 계기로 영화,음악 등 남북한 공동의 문화사업이 점차 확산됨으로써 우리 민족의 미래 희망을 열어가는 밑거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지능 및 감성의 성장이 급속이 이뤄지는 0-7세 유아 및 어린이용으로 출시돼 5만여 장이 판매된 `미달이..'에는 100여가지의 손동작 놀이, 30여곡의 영어 동요 따라부르기, 진흙 애니메이션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이 들어 있다.

5년간 양도 계약된 이 비디오는 제1부(48분23초)와 제2부(42분40초), 카세트 테이프 등으로 구성돼 있다./홍콩=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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