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남인 김정남 일행이 1일 위조 여권으로 일본에 들어 가려다 체포된 후 4일 중국으로 추방된 것과 관련, 4일 오후까지 아무런 공식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우리 정보 당국자들과 고위층 출신 귀순자들은 “북한 보도매체들은 김정일 가계 인물의 동정은 ‘비밀’이라 다루지 못하도록 돼있다”면서 “이번 사건도 끝내 보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관례에 비춰보면, 사건이 종결된 후 “한국과 일본 언론들이 왜곡 보도하고 있다”며, 이번 사건이 김정일의 장남 김정남과 무관한 것처럼 주장하고 나올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한다.

김정남이 북한에 돌아가면 어떻게 될지도 관심거리다. 고위층 출신 귀순자들은 “김 위원장이 사전에 김정남의 외유를 알았는지 여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김 위원장이 알았다면 별로 문제가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귀순자는 “김 위원장이 ‘서방 체험’ 등의 이유로 김정남의 이번 외유를 직접 승인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추정했다.

만에 하나 김 위원장이 사전에 몰랐다면 김정남 일행에겐 '금족령’이, 김의 경호 관계자들에겐 처벌이 가해질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귀순자들은 말했다. 한 귀순자는 “1994년엔가 95년에도 김정남이 많은 여성들과 어울린다고 김정일이 바깥 출입을 금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물론 경호 관계자들에게도 책임을 물었다는 것이다.
/김인구기자 gink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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