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장남 김정남(30)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지난 1일 오후 3명의 동반자와 함께 위조 여권을 소지하고 일본에 불법 입국하려다 체포돼 3일 현재 일본 법무당국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이 남성은 조사 과정에서 “나는 김정남이다”라고 시인했으며, “여권은 도미니카에서 1인당 2000달러를 주고 만들었다. 도쿄에는 디즈니랜드를 보러 왔다”고 진술했다고 교도·지지통신 등이 일본당국 소식통을 인용해 3일 보도했다.

이 남성과 동반자 등 4명은 며칠 안에 중국으로 추방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3일 밤 현재 공식 확인을 하지않고 있으며, 한 소식통은 “없었던 일로 해 정치문제화하지 않는 게 좋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일본 법무당국에 따르면 이 남성은 33세·30세의 여성 2명과 4세 남자아이 등 가족으로 보이는 3명과 함께 지난 1일 오후 3시쯤 싱가포르발 JAL(일본항공) 712편으로 나리타공항에 들어오려다 입국심사 과정에서 여권 위조사실이 드러났다.

그는 도미니카 정부 발행 여권을 지니고 있었으며, 이름은 「팡 시옹(PANG XIONG)」, 출생지는 ‘KOREA’로 기재돼 있었다. 이 이름을 가진 사람은 작년 2차례 일본에 입국했던 기록이 남아있다. 일행 3명도 도미니카 위조 여권을 소지했고, 함께 체포됐다.

일본 당국 소식통은 “사진 대조 결과 이 남성의 얼굴이 김정남과 유사했다”며 “김정남일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고 말했다. 또 위조 여권에 기재된 생년월일(71년 5월 10일)이 김정남과 일치한 점도 동일인임을 입증하는 유력한 증거로 일본 당국은 보고 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는 “법무성에서 보고를 받았으나 현재 확인중인 만큼더이상은 아직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일본 외무성은 중국측에 4명의 신병인수 문제를 타진해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경=박정훈특파원 jh-park@chosun.com
/권대열특파원 dykw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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