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자본주의에 대한 관심이 3일 예란 페르손 스웨덴 총리와의 회담에서 또다시 표출됐다.

김 국방위원장과 페르손 총리는 이날 평양에서 가진 회담에서 경제개혁 모델을 연구하기 위한 북한 고위 조사단을 올 여름께 유럽지역에 파견한다는 데 합의했다.

김 국방위원장의 자본주의에 대한 관심은 그동안 곳곳에서 나타났다.

가장 최근 사례로 김 국방위원장은 지난 1월 중순 첨단산업시설이 밀집된 중국 상하이(上海)시를 방문했을 때 자본주의의 상징이라고 할 `증권거래소'를 둘러보며 관계자들에게 거래량 등을 묻는 등 지대한 관심을 나타냈다.

그는 지난 83년 방문했던 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한 상하이를 보고 '천지개벽했다'고 밝혔을 정도로 부러워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9월 초 제2차 남북 장관급회담에 참가한 남측 수석대표인 박재규 당시 통일부장관과 만난 자리에서도 서울에 경제시찰단을 파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남측의 여러 산업과 경제구조를 보고와야 경협을 논의하고 협의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국방위원장은 또 `자본주의 생존방식과 대기업의 관리능력을 습득할 필요가 있다'는 말을 간부들에게 했고, 이에 따라 최근 무역성 산하에 `자본주의제도 연구원'이 설치돼 자본주의, 시장경제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국방위원장의 자본주의에 대한 관심은 침체일로를 걷고 있는 북한경제를 부흥시키기 위한 고육책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김 국방위원장의 이같은 고심은 지난해 10월 방북한 매들린 올브라이트 당시 미국 국무장관과의 회담에서도 드러났다.

올브라이트 장관은 북한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후 가진 회견에서 '그(김 국방위원장)는 분명히 심각한 경제문제를 안고 있으며 우리는 이 문제에 관해 얘기했다. 기본적으로 그는 경제문제를 심각한 것으로 여기고 있고 주로 날씨 등을 포함해 여러가지를 그 이유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지난 97년부터 유엔개발계획(UNDP) 등 국제기구의 지원 아래 북한 경제관료들에게 실시하고 있는 시장경제에 대한 연수를 점차 확대시키는 추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의 자본주의에 대한 관심은 김 국방위원장의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97년 UNDP의 지원아래 15명이 상하이에서 연수를 받은 것을 비롯해 미국, 호주, 태국, 싱가포르, 중국, 헝가리 등지에서 200여명 이상의 북한 경제관료가 시장경제 연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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