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부의 한 관계자는 2일 “미국은 현시점에서 북한을 어떤 국제 금융기구의 회원으로 가입시키는 것을 고려하는 것도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관계자는 이날 북한이 오는 9일부터 하와이에서 열리는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에 참석치 못하게 된 것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의에, “우리는 원칙적으로 IMF 회원가입이 어떤 다국 간 개발은행 회원가입에도 선행돼야 한다고 믿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는 IMF 회원국의 기준인 투명성과 정보 공유, 금융 자율화와 그에 따른 의무 등을 잣대로 북한이 다국간 개발은행 프로그램을 지지할 수 있는 건전한 거시경제 정책들을 갖고 있는지 여부를 평가하고 북한의 효율성을 점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 국무부의 이 같은 언급은 북한이 미국의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해제되지 않고, IMF 가입 조건을 경제적으로 충족시키지 않는 한 IMF와 다른 국제금융기구의 회원 가입을 허용치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미국이 북한의 ADB 총회 참석을 위한 비자 발급 요청을 거절했다는 최근 보도와 관련, “북한은 우리에게 ADB 총회 참석을 요청하지도 않았을 뿐 아니라 옵서버 초청 국가 명단에도 올라 있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 워싱턴=주용중특파원 midwa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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