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3일 평양에서 열린 스웨덴 예란 페르손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1999년 9월 미·북간 합의한 북한의 미사일 발사 유예가 2003년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페르손 총리가 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말했다.

페르손 총리는 이날 오후 1박2일간의 북한 일정을 마치고 특별기편으로 서울에 도착, 김대중 대통령이 주최한 청와대 만찬에 참석해, 평양 회담 내용을 김 대통령에게 전했다.

북한은 지금까지 ‘미·북 미사일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미사일을 시험발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 왔으며, 시험발사 유예 시한을 구체적으로 밝힌 것은 처음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페르손 총리는 김 위원장과 단독 및 확대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고려호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은 미사일 발사 유예기간에 상황을 관망할 것”이라고 말했다.

페르손 총리는 또, 김 위원장이 서울 답방의 구체적인 시기를 밝히지 않았으나 제2차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되기를 희망한다는 구두 메시지를 김대중(김대중) 대통령에게 전달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는 기자들이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미국의 대북정책 재검토가 끝난 뒤에 이뤄질 것으로 보느냐”고 묻자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은 채, 그 같이 전했다.

페르손 총리는 북한의 인권 문제에도 언급, 북한의 인권 상황에 대한 유럽연합(EU)의 입장을 전달했으며, 북한의 인권상황 개선과 관련해 EU와 북한이 대화를 갖기로 했다고 밝혔다.

페르손 총리는 또 북한에서 활동하는 비정부기구(NGO)들의 활동여건 개선 필요성도 제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밖에 북한이 경제개혁 모델을 연구하기 위한 고위조사단을 올 여름 유럽에 파견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페르손 총리는 4일 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이한한다.
/최병묵기자 bmchoi@chosun.com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