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는 현재 두달 넘게 가뭄이 계속되고 있지만 해갈을 기대할 만한 비 소식이 없어 모내기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달 초에 북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모내기와 옥수수 모종 옮겨심기가 시작되지만 최근 두 달에 걸쳐 거의 비가 내리지 않은 상태다.

북한 기상수문국의 정룡우 중앙예보연구소 부소장은 지난달 30일 조선중앙텔레비전에 출연해 '올해 봄철에 우리나라는 가물(가뭄)이 계속되고 있는데 지난 3월 3일 전국적으로 6㎜ 정도의 비가 한번 왔고 그후 3월 14일에 3㎜의 비가 내린 후로는 비가 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남한의 경우 남쪽에서 올라온 저기압의 영향으로 최근 일부 지방에서 해갈에 도움이 될 만한 비가 내렸지만 북한 대부분의 지역은 영향권에 들지 못해 강수량을 잴 수 없는 상황이다.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30일 평북 신의주시에 0.1㎜의 비가 내렸을 뿐이며 지난 1일에는 황남 해주시와 룡연군에 각각 3㎜의 비가 내렸다.

2일에도 오전 9시 현재 해주에 2㎜의 비가 내렸을 뿐 다른 지역의 강수량은 측정이 불가능한 수준에 그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북한의 조선중앙방송도 이날 오전 일기예보에서 지난 밤 해주를 비롯해 함북 청진시, 강원도 원산시 등 일부 지역에서 `약간의 비'가 내렸으며 그 외의 지역은 맑거나 흐렸다고 보도했다.

북한에서는 통상 3월 중순 모판 볍씨 뿌리기가 시작돼 4월 들어 논물 확보와 논갈이 등 모내기 준비가 이뤄지고 5월 초순 서해안 곡창지대를 중심으로 모내기가 시작된다.

옥수수 모종 이앙은 모내기보다 10일 가량 빠른 4월 말 시작되기 때문에 두달 넘게 계속되는 가뭄은 벼ㆍ옥수수 등 농작물 작황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서울시 농업기술센터의 한 관계자는 '농업용수가 부족해 제때 모내기를 하지 못하면 생육기간이 짧아져서 소출이 거의 없는 경우도 허다하다'면서 '봄철 가뭄은 농사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옥수수 역시 다른 밭 작물보다 수분을 많이 필요로 하는 작물이라면서 '벼보다는 영향을 덜 받지만 소출이 줄어드는 등 타격을 받기는 마찬가지'라고 우려했다.

벼나 옥수수 외에도 벼 앞그루로 지난 3월 파종된 봄보리와 감자 역시 가뭄 영향으로 소출이 줄어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기상청의 한 관계자는 '북서쪽에서 이동해 오는 약한 기압골의 영향으로 내일(3일) 밤부터 북한 지역에 비가 조금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그러나 말 그대로 `조금'일 뿐 가뭄을 해소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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