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2일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미·북관계와 남북관계가 상호보완적으로 진전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현재 진행 중인 미국 정부의 대북 정책 검토가 완료되는 대로 미·북 대화가 조속히 재개되기를 희망한다”는 한국 정부의 입장을 전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에 대해 “한국과의 긴밀한 협의 아래 미국의 대북정책 검토를 최대한 조속히 완료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청와대 박준영 대변인이 발표했다.

정부의 한 고위 당국자는 “부시 대통령이 ‘대북정책 조속 검토’ 입장을 밝힌 것은 상당히 의미있는 흐름”이라고 말해, 향후 1~2개월 내에 미국의 대북정책이 구체화될 것임을 시사했다.

김 대통령은 통화에서, 오는 10월 부시 대통령이 상하이 APEC(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 참석하면서 한국을 방문할 때 한반도 평화 문제와 미국측 MD(미사일방어) 계획 등에 관해 의견을 나누자고 말했다.

이날 통화는 부시 대통령이 동맹국 정상들에게 MD 추진계획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설명하기 위해 이뤄졌으며, 부시 대통령은 오전 8시20분부터 15분간 이뤄진 통화에서 김 대통령에게 MD 추진 계획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전하고 한국측의 이해를 구했다.
김 대통령은 이에 “미국 정부가 새로운 미사일 방어 구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동맹국 및 여타 이해 당사국들과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는 점을 평가한다”면서 “이런 과정을 통해 국제평화와 안정 증진에 기여하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또 부시 대통령이 새로운 국제안보 위협에 대한 대응수단을 강구해 나가는 과정에서 지도력을 발휘하고 있는 데 대해 이해를 표명하고, 취임 100일 동안 부시 대통령의 지지율이 상승한 것을 축하했다.
/ 김민배기자 baiba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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