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부시 미 대통령은 1일 이른바 ’불량국가’의 미사일 및 핵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다국차원의 미사일방어체제 구축을 공식천명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오후 워싱턴소재 국방대학에서 가진 연설을 통해 “우리는오늘날 세계가 직면한 상이한 위협에 대처할 수 있도록 미사일방어체제를 구축해야할 새로운 틀을 필요로 하고 있다”며 “우리는 미국을 포함, 우리의 우방과 동맹국들의 안보를 강화하기 위한 미사일방어망 배치를 추진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특히 부시 대통령은 이를 위해 “우리는 30년 묵은 탄도탄요격미사일(ABM) 협정을 넘어서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 “이 협정은 현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 미래의 방향도 제시해 주지 않고 있다”며 사실상 ABM 협정 무용론을 제시했다.

부시 대통령이 지난 1월 20일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 대선공약으로 내세운 국가미사일방어(NMD) 체제 구축정책을 내외에 공식 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시 대통령은 이번 선언에서 ’국가미사일방어’ 용어중 ’국가(national)’라는단어를 전혀 쓰지 않고 대신 미국의 우방과 동맹국들의 안보와 안전을 지키기 위한“미사일방어체제”라는 용어를 사용했으나 사실상 자신의 대선공약을 그대로 천명한것으로 볼 수 있다.

이어 부시 대통령은 핵무기 감축문제에 대해 “핵무기는 여전히 미국의 안보 뿐아니라 동맹국들의 안보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제, 그러나 “앞서 밝힌 새로운 틀은 핵무기의 감축으로 이어져야 할 것”이라며 “우리는 냉전시대가 종식됐다는 현실에 입각해 이에 따라 핵무기 수와 구성배치 및 핵전력 전반을 교체할 수있을 뿐 아니라 또 그렇게 해야 한다”고 핵무기 감축용의를 분명히 했다.

부시 대통령은 “본인의 목표는 핵전력을 신속히 감축하는 것”이라며 “미국은 자국의 국익을 위하고 세계 평화을 위한 대의명분과 이익을 성취하기 위해 솔선수범할것”이라고 강조했으나 핵무기 감축 숫자는 제시하지 않았다.

또 부시 대통령은 새로운 미사일방어망 추진과 핵무기 감축을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마련중이라면서 “러시아는 미국의 적이 아니다”라고 공언, ABM 협정을 뒤로 하고 “러시아와 미국은 21세기 세계 평화와 안보를 지키기 위한 새로운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협력해 나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부시 대통령은 “세계는 이제 새로운 정책, 대량파괴무기 비확산을 위한 폭넓은전략, 대량파괴무기 확산저지 및 방어대책을 필요로 하고 있다”며 “미사일위협과 대량파괴무기 위협에 직면한 우방 및 동맹국들과 긴밀한 협의를 위해 미정부 고위대표단을 유럽과 아시아, 호주, 캐나다 등지에 파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의 이같은 미사일방어체제 구축과 관련, 민주당 의원 등 미의회와 여론 일각에서 그 구상의 타당성 및 막대한 소요비용을 들어 반대의사를 밝히고 있어 추진과정에서 논란과 진통이 예상된다.

이에 앞서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미사일방어체제가 100% 완벽하지 않더라도 공격에 대한 억지력으로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부시 대통령의 미사일방어체제추진에 지지를 표명했다.

/워싱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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