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 이후 첫 남북 공동 노동절 행사가 1일 오전 9시 30분부터 금강산 온정각 행사장에서 남북 노동자 1천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지난달 30일 오후 7시께 남측 속초항을 출발해 밤 11시 30분께 북측 장전항에 도착한 남측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소속 노동자 294명과 236명은 설봉호와 선상 호텔인 `호텔 해금강'에 여장을 풀고 하룻밤을 지낸뒤 1일 오전 6km 가량 떨어진 온정각 행사장으로 이동했다.

역시 행사장에 미리 도착한 북측 조선직업총동맹 중앙위원회 소속 노동자 500여명은 이날 오전 행사장에 나와 남측에서 온 손님들을 맞이했다.

북측 노동자들은 주로 금강산 부근 온정리 등지에 거주하는 사람들이었으나, 일부는 평양과 함경남도 함흥시 거주자도 있었다.

체육복 차림에 흰색 모자를 쓴 북측 노동자들은 `민족 대단결' `자주통일' 등이 적힌 깃발을 흔들며 '환영'이라는 구호를 연호했다.

남측 노동자들은 한반도기 바탕에 참석자들의 이름과 소속 노조명을 새긴 깃발을 앞세우고 역시 한반도기가 새겨진 흰색 티셔츠를 입고 행사장에 들어왔으며 남북 노동자들이 '조국'과 '통일'이라는 구호를 번갈아 가며 외치는 장면도 연출됐다.

북측 직총 중앙위 최창만 조국 통일운동부장은 환영사를 통해 '북남 노동자들은 노동절을 기념하기 위해 국제적인 명산인 금강산에 모였다'면서 '6.15 북남공동선언을 지지 관철하기 위해 힘을 합치자'고 말했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측도 대회 연설문에서 '현재 외세는 우리 민족을 다시 냉전의 고통으로 밀어 넣으려 하고 있다'며 '남북 노동자들은 외세의 무력적 위협을 반대하고 남북의 평화 체제를 확보하기위해 공동으로 투쟁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북측 직총 중앙위 리진수 부위원장과 박춘근 조선 교육및 문화직맹위원장, 전남준 조선 운수및 수산 직맹위원장, 문선남 평양시 직맹위원장, 조충한 직총 중앙위 집행위원 등과 남측 민주노총 정인숙 여성위원장, 한국노총 권원표 상임부위원장을 비롯해 홍 번 전국농민회총연맹 통일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남북 노동자들은 이후 북측 `모란봉 교예단'의 교예(서커스) 공연과 `철도성 로동계급 취주악단', 직총 중앙위 선전대의 노래공연 등 등 환영행사를 관람한뒤 남북 노동자 혼합팀인 `자주팀'과 `단합팀'으로 나뉘어 축구경기, 밧줄 당기기, 공 안고 달리기 등 행사에 참여했다.

한편 이번 행사에 앞서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북한 직총에 대형 버스 1대와 중형 방송용 차량 2대를 전달했다.

북한의 조선중앙방송도 이 행사를 2일 보도했으며 `북남 노동자 5ㆍ1절 통일대회'라고 지칭했다.

중앙방송은 남북 노동절 행사에서 `우리집은 노동자 가정' 등의 노래를 무대에 올린 공연무대, 밧줄당기기 등 체육행사, 남북 노동자들이 혼성으로 구성된 자주팀과 단합팀의 `노동자 통일 축구경기', 남북 노동자 합동공연 등이 있었다고 전했다.

`남북 노동자 통일 축구경기'에는 자주팀과 단합팀이 1-1로 비겼다고 방송은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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