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시인이자 토속적 서정시인으로 북한 문인에 대한 해금조치 이후 재평가를 받아 온 백석(白石. 본명 백기행)이 지난 95년까지 북한에서 생존했었음을 보여 주는 자료가 공개됐다.

90년대 중반부터 백석의 행적을 쫓아온 소설가 송준씨는 백석의 부인 이윤희씨(생존시 76세)와 장남 화제씨가 지난 99년 2월 재중동포를 통해 보내온 서신과 백석의 말년 사진 2점을 최근 공개했다.

서신에 따르면 백석은 63년 북한 협동농장에서 51세로 사망했다는 그간의 설과는 달리 압록강 인근 양강도 삼수군에서 농사를 지으며 문학도를 양성하다 95년 1월 8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는 것이다.

이씨는 서신에서 '남편과 결혼한 이후 평양에서 살다가 59년 당성이 약한 작가들을 생산현장으로 내려보낸 '붉은 편지 사건' 후 삼수 관평리로 옮겨 현재까지 살고 있으며 남편은 95년 노환으로 별세했다'고 적었다.

백석은 59년 이전까지 평양 동대원구역에 살며 '조선작가동맹 중앙위원회 외국문학 번역창작실'에서 러시아 문학의 번역 등에 몰두했고, 삼수로 옮긴 뒤로는 창작을 지도했다고 이씨는 전했다.

「사슴」의 시인 백석은 일제시대 김소월, 정지용과 같은 수준의 천재시인으로 통했으며 88년 북한 문인에 대한 해금조치 후 본격적인 재조명작업의 대상이 돼 왔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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