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본조선인총련합회(조총련)계 동포들의 북한 가족ㆍ친척 상봉이 크게 확대된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재일 총련 기관지 조선신보 인터넷판에 따르면 효고(兵庫)현 본부 최수룡 상임고문을 단장으로 한 제378차 '재일동포조국방문단'이 지난 12일부터 23일까지 올들어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했는데, 참가자들의 요구에 따라 올해부터 가족ㆍ친척들의 집을 방문하는 기간을 4박5일로 연장해 지방에 있는 가족들도 만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조선신보는 총 134명으로 구성된 이 방문단이 자동차와 비행기 등을 이용해 평양과 그 주변은 물론 북부지대인 함북 청진이나 김책, 평북 신의주 등지의 가족이나 친척들을 만났다고 전했다.

특히 방문단은 가족방문 일정이 종래 2박3일에서 4박5일로 확대됨에 따라 △손자의 결혼식에 참가하거나 △전용버스로 가족들과 함께 평양관광을 하고 △지방에 사는 친척들을 평양에 불러 즐거운 한 때를 지내며 △비행기와 열차로 친척집을 방문하는 등 '가족ㆍ친척들과 만나는데 충분한 시간을 내어 혈육의 정을 나누었다'고 조선신보는 밝혔다.

방문단의 일원으로 북한을 다녀온 고덕철(62ㆍ이시카와현 거주)씨는 청진에 사는 처남과 처제의 집을 방문한 후 처제부부와 함께 비행기를 이용해 평양으로 되돌아왔다면서 '조국방문은 10번 째인데 처음되는 일이다. 청진의 친척들과 평양구경도 할 수 있다니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다'고 감회를 나타냈다.

또 '효고동포장수회'를 이끌고 있는 리대회(79) 회장은 남한에 형수와 조카들이 살고 있고 평양에는 딸이 살고 있는데 지난해 11월 제2차 총련 고향방문단원으로 남한을 방문, 친척을 만난 데 이어 이번 평양방문에서는 딸을 만났다며 '이번 조국방문을 통해 통일의 소원이 더욱 간절해졌다. 6.15공동선언의 정신에 따라 민족이 하나되는 날을 하루빨리 앞당겨야 한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한편 북한은 이번 방문단부터 '함북금강'으로 불리는 칠보산 관광일정도 새로 추가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이 같은 조치는 남북 화해ㆍ협력에 따라 남북 간 이산가족 교환방문이 확대되고 있고 총련 동포들이 고향방문단 일원으로 남한을 방문, 가족ㆍ친척들과 만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가운데 취해져 관심을 끌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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