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30일 미국의 조지 W. 부시 대통령 집권 이후 100일을 평가하면서 부시 대통령의 `독단주의'가 대외정책에 그대로 반영돼 한반도를 비롯한 국제관계에 엄중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평양방송은 이날 「침략과 전쟁의 괴수, 평화 파괴자의 100일 행적」이라는 제목의 보도물을 통해 미국의 군비확장 움직임, 중국 및 러시아와의 관계, 이라크 문제, 한반도 정책과 관련한 북한의 입장을 밝혔다.

이 방송은 '길지 않은 기간 부시 행정부는 실로 많은 추악한 행적을 남겼으며 위험한 발걸음을 크게 내디디었다'면서 '부시 행정부는 앞으로 세계의 평화와 안전에 더욱 엄중한 위험을 조성하는 길로 줄달음칠 것이며 세계제패 야망을 실현하기 위해 보다(한층) 강도적이며 파렴치하고 교활하게 책동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평양방송은 이어 부시 행정부가 국가미사일방어(NMD)ㆍ전역미사일방어(TMD)체제 구축을 추진하고 있는 데 대해 '얼마나 군비경쟁에 매달리며 세계를 새로운 파국적인 전쟁의 도가니 속으로 몰아가고 있는가를 실증해 준다'고 말했다.

특히 B-2 전략폭격기 생산 재개 및 핵항공모함 건조 계획 등을 비롯해 탄도탄 미사일 요격용 레이저무기 시험 및 미사일 요격시험 등을 부시 행정부의 군비확장 실례로 들었다.

이와 함께 미국이 중국을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서 `전략적 경쟁자' 관계로 정의하고 미국 주재 러시아 외교관 50명의 추방조치를 발표하는 등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해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평양방송은 이라크 문제에 대해서도 잇따른 공습과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의 이전 계획 등을 들어 '결코 지역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바라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방송은 이어 미국의 대북(對北)정책과 관련, △북한에 대한 검증 △북한 붕괴론 △재래식 군사력 감축 △제1주적 선포 등을 거론한 후 '부시 행정부의 대(對)조선 강경정책의 본질은 조ㆍ미 관계를 냉각시켜 첨예한 대결로 이끌어가며 힘으로 우리 공화국을 압살하자는 것'이라는 우려를 표명했다.

특히 한ㆍ미 연합전시증원(RSOI)연습을 지목해 '북남관계의 완화의 흐름을 역전시키고 조ㆍ미 교전관계를 폭발적 계선으로 이끌어가 조선반도에 파국적 사태를 조성하는 극히 위험한 행위'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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