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도 매년 각지 사찰들에서 '부처님 오신날' 기념법회를 개최하고 있다.

북한에서 석탄절 기념법회가 40여년만에 처음 열린 것은 지난 88년 5월 묘향산 보현사에서이다. 이후 불교의 3대 의식인 석탄절, '열반절'(음력 2월 15일), '성도절'(음력 12월 8일)을 맞아 기념법회를 개최하고 있다.

북한이 불교행사를 재개한 것은 남북대화에 따른 필요성과 대외적으로 세계 불교계와의 교류 및 연대를 강화하려는데 목적이 있었던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석탄절 기념법회는 보현사를 비롯해 광법사, 용화사 등 북한 각지에 있는 60여개 사찰에서 진행된다.

지난해 5월에는 석탄절 봉축법회와 함께 조국통일기원 남북 불교도 동시법회가 열렸다. 법회에서는 '조국통일 3대원칙'(자주ㆍ평화통일ㆍ민족대단결)에 기초한 조국통일 실현이 강조되었다.

조국통일기원 동시법회에서는 남한 불교종단협의회 회장의 인사말이 전달되었으며 공동발원문이 낭독됐다. 이러한 공동발원문은 남북 불교도 대표간의 합의에 따라 97년부터 매년 봉독을 하고 있다.

북한도 석탄절을 맞아 우리와 같이 연등을 단다. 그러나 남한의 경우 개인의 소원을 비는 내용이 주류를 이루는 반면 북한에서는 '영생' '충성'이라든지 '강성대국' '결사옹위'와 같이 정치적 내용의 글귀가 많다.

현재 북한에는 60여개의 사찰에 1만여명의 신자가 있으며 300여명의 승려가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89년에는 승려교육기관인 불교학원을 설립했다.

승려들은 대처승으로 머리를 기르고 있고 불교조직인 '조선불교도연맹'을 통해 월급을 받고 있다. 큰 사찰의 주지의 경우 월급은 150원(일반 노동자 월급 100원)정도이다.

북한불교는 남한과 같이 조계종을 표방하며 금강경을 주 경전으로 삼고 있다. 다른 종파는 없고 조선불교도연맹이 유일한 조직이다.

조선불교도연맹은 지난 45년 12월 결성된 '북조선 불교도연맹'이 그 전신으로서 65년 해체됐다가 70년대 초 재등장했는데 현재 위원장은 박태호 스님이 맡고 있다.

박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평양에서 열린 조선불교도연맹 창립 55주년 기념 보고회에서 연설을 통해 '역사적인 평양 상봉과 6.15 북남공동선언 발표를 계기로 온 겨레가 확고한 신심과 낙관에 넘쳐 민족의 단합과 조국통일을 위한 투쟁에 힘차게 떨쳐 나서고 있는 때'라고 현재의 남북관계를 정립한 뒤 불교도연맹이 남북공동선언 실천에 적극 나설 것을 강조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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