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2년 5개월만에 벌어진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여자탁구 남북대결에서 북한의 승리를 이끈 주역은 김현희(21)와 두정실(20)이었다.

북한의 에이스 김현희는 2번째 게임에서 유지혜를 2-0(21-15 21-16)으로 가볍게 제압해 김향미가 내줬던 경기를 원점으로 돌려놓았으며 4번째 게임에서도 김무교를 2-0(21-8 22-20)으로 꺾어 피날레를 장식했다.

또 두정실은 승패의 분수령이었던 3번째 게임에서 이은실에게 2-1(26-28 21-14 21-13)로 역전승해 사실상 승패를 갈라 놓았다.

김현희는 자타가 공인하는 북한 여자 탁구의 간판이다.

그는 지난 2월 열린 2001년 카타르오픈탁구대회 여자단식에서 우승후보로 지목됐던 크로아티아의 톱시드인 보로스 타마라를 3-1로 물리치고 1등을 차지했으며 이에 앞서 지난달 12일 영국 채텀에서 벌어진 2001영국오픈탁구대회에서도 단식 준우승과 복식 우승을 일궈냈다.

이들 경기의 승리로 그는 종전의 세계 44위에서 20위로 껑충 뛰어 올랐다.

그는 전형적인 `감아잡기'(세이크핸드)선수로 `바로걸기'(드라이브)기술이 특기이며 경기에서 다양한 공격전술을 구사하고 있다는 것이 북한의 평가이다.

10세 때 탁구를 시작한 김현희는 일찍부터 평양시체육선수단에서 기술을 연마했 으며 발달된 운동감각과 인내심 등으로 15세 때부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지난 96년 16세의 어린 나이에 애틀랜타올림픽 탁구단식에 출전해 5위를 차지하 면서 이름을 날리기 시작한데 이어 이듬해 영국 맨체스터에서 열린 제44회 세계탁구 선수권대회와 98년 태국 방콕아시안게임에서 북한 여자팀이 각각 단체전 준우승을 차지하는데 크게 기여하는 등 국제경기에서 북한 여자탁구계의 간판으로 맹활약했다.

김현희는 그 공로로 지난 97년 공훈체육인 칭호를 받았다.

두정실은 군 소속의 소백수체육선수단 선수로 글로벌유스탁구선수권대회 등 주니어대회에서 활약하다가 지난 97년 영국 맨체스터에서 열린 제44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부터 시니어대회에 얼굴을 내밀기 시작했다.

그는 맨체스터대회 32강전에서 김현희와 함께 복식에 출전해 남한선수들을 2-0으로 꺾었다.

북한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200.7.14)은 두정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전도유망한 선수'라면서 '강한 타격과 정확한 방어에 의한 역습으로 상대를 수세에 몰아 넣곤 한다'라고 평가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탁구선수 치고 비교적 키가 큰 두정실은 평양랭천인민학교에서 탁구를 배웠으며 전국학생소년경기에 출전하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 학교를 졸업한 뒤에는 `혁명가'였던 할아버지와 군인인 아버지의 뒤를 이어 군복을 입고 소백수체육선수단에 입대했다.

그는 자신의 특기인 드라이브를 완성하기 위해 낮과 밤을 이어 훈련에 열중했고, 그러한 노력은 마침내 국제경기에서 빛을 보기 시작했다. 또 지난 99년 평양에서 열린 제13차 평양탁구초청경기대회 여자개인단식에서도 우승을 하는 등 김현희와 함께 북한 여자탁구계의 간판으로 자리를 굳혔다.

한편 이번 준결승 단체전에서 김무교에게 진 김향미도 지난 96∼97년께부터 김현희, 두정실 등과 함께 북한대표로 활동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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