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독일 지멘스에 발전설비 투자를 요청했다고 귄터 슈스터 주한독일상공회의소 회장 겸 한국지멘스㈜ 사장이 밝혔다.

2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주한독일상공회의소 회장 자격으로 북한당국의 초청을 받아 지난 14일부터 21일까지 북한을 다녀온 슈스터 회장은 24일 '북한 무역성측이 발전설비 및 철도건설 업체인 지멘스에 발전설비 투자를 요청해 현장조사차 방북했다'고 밝히고 '그러나 현 상황에서는 (투자하기에) 지극히 어렵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방북기간에 평양과 남포항, 지방 공장 등을 돌아본 슈스터 회장은 '발전설비는 전력과 물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면 운영이 불가능한데 북한의 전력과 물 공급은 심각하게 낙후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방북기간이 김일성 주석의 생일과 겹쳐 평양의 경기장과 시내에서 축제가 벌어졌는데 이 때문에 평양 외곽지역에서는 수시로 전력공급이 중단될 정도'라고 전했다.

그는 '북측이 발전설비 건설비용으로 북한 광산개발에 투자해 나오는 천연자원을 가져가라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힌후 '북한지역에 마그네사이트 등 광물이 풍부한 것은 사실이지만 개발을 한다고 해도 천연자원을 항구까지 실어나를 만한 철도여건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슈스터 회장은 결국 산업이 어느 정도 발전되면 나중에 갚겠다는 식이었다며 '더 검토를 해봐야 하겠지만 현재로서는 투자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든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의 산업기반은 남한보다 최소 50년이 뒤져 있다'고 강조한뒤 '세계은행(IBRD)이나 아시아개발은행(ADB)이 나서는 것이 현실적인 해결책이며 이들의 지원을 받으려면 금융통로를 개방하라고 충고했다'고 말했다.

슈스터 회장은 특히 김룡문 북한 무역성 부상이 '`정부 주도가 아닌 시장 주도의 경제체제로 바꾸고 싶다'고 말해 깜짝 놀랐다'면서 북한이 경제발전에 적극적인 것은 확실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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