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원 외교위원회는 5월 23일 부시 행정부 출범 후 첫 북한문제 청문회를 개최할 예정이며, 이 청문회에 1997년 한국으로 망명한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가 참석할 것으로 24일 알려졌다.

워싱턴의 한 외교소식통은 이날 “상원 외교위원회는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재검토가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북한 실정에 정통한 인사들을 초청,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의 실효성 등을 따져볼 계획”이라며 “이 청문회가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시 헬름스(Jesse Helms) 상원 외교위원장은 황장엽씨에게 청문회에 참석해줄 것을 요청했으며, 북한에서 구호활동을 하다 작년 12월 추방당한 독일 의사 노어버트 폴러첸 (Norbert Vollertsen)씨도 증인으로 선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씨가 명예회장으로 있는 ‘탈북자동지회’ 관계자도 이날 “4월 초 미국측으로부터 ‘황 명예회장이 5월 중순 미국을 방문해달라’는 초청을 받았다”면서 “이번 방미기간 중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도 출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구체적인 방문일정은 한·미 양국 정부가 협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씨는 지난 2월 헬름스 위원장에게 편지를 보내 “언제나 귀하의 초청에 기꺼이 응하겠다”고 밝혔으며, 김 대통령은 지난 3월 워싱턴 방문 중 헬름스 위원장으로부터 황씨의 방미 협조 요청을 받고 “신변안전만 확보된다면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했었다.

/ 김인구기자 ginko@chosun.com
/워싱턴=주용중특파원 midwa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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