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교(왼쪽)와 류지혜가 오사카 시립중앙체육관에서 실전연습을 하고 있다./오사카=연합

한국 여자탁구의 단짝 콤비 류지혜(삼성생명)·김무교(대한항공)조가 명예회복을 선언했다. 23일 일본 오사카에서 개막하는 제46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한국팀이 내심 가장 유망한 금메달 후보로 꼽는 종목은 여자 복식. 한국 선수단은 특히 에이스 류지혜와 파워 플레이어 김무교의 복식조에 기대에 찬 시선을 보내고 있다.

류·김 조는 지난해 시드니올림픽 여자복식 준결승 왕난·리주(이상 중국)전에서 분패를 맛봤다. 둘은 남북단일팀 구성 문제 때문에 이번 대회를 앞두고 손발을 맞출 시간이 길지 않았다. 하지만 이들은 지난해 초부터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왔기 때문에 복식조 재편성에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다고 코칭 스태프는 밝혔다.

류지혜와 김무교 콤비의 전력은 80년대를 풍미한 양영자·현정화 이후 국내 최고로 꼽힌다. 범실이 없는 류지혜의 끈질긴 랠리 능력과 힘을 앞세운 김무교의 파워 드라이브가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는 평가. 실제 류·김 조는 시드니 올림픽 직전 브라질 오픈에서 왕난·리주조를 2대0으로 제압하고 우승한 일도 있다.

한국여자복식이 세계선수권 정상에 선 것은 87년 인도 뉴델리 대회 때의 양영자·현정화가 마지막이었다. 강문수 대표팀 감독은 “류지혜는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스타일이고 김무교는 뜻밖의 타이밍에 강펀치를 날려 주는 선수”라며 “왕난·리주의 만리장성도 못넘을 것만은 아니다”고 했다.

○… 남북은 단일팀 구성에 실패했지만 21일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처음 만난 선수단은 단일팀처럼 친밀하게 지냈다. 오사카 시립경기장에서 공식 훈련중 만난 이들은 안부를 주고받으며 선전을 다짐했다.

지난해 8월 삼성생명탁구단이 평양을 방문했을 때 단일팀 멤버로 다시 뛰고 싶다고 말했던 북한 팀의 김성희는 “이렇게 된 바에야 서로 열심히 해서 각자 좋은 성적을 올리자”고 말했다. 또 채라우 북한 탁구협회 서기장은 “단일팀 구성은 시간이 너무 촉박했고, 전력 증강에 도움이 안될 것 같아서 무산된 것”이라며 “정치적 이유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오사카=김동석기자 ds-ki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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