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 말 태국 방콕에서 개최되는 아세안 지역안보포럼(ARF)에서 분단 이후 처음으로 남·북 외무장관 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11일 알려졌다.

정통한 외교 소식통은 “백남순(백남순) 북한 외무상이 7월 ARF 회의에 참석하고 이정빈(이정빈) 외교통상부 장관과도 개별 회담을 가질 가능성이 있다”며 “6월 남·북 정상회담의 결과가 좋을 경우 남·북 외무장관 회담 가능성은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올해 ARF 의장국인 태국의 수린 핏수완 외무장관은 10일 “백남순 북한 외무상이 서한을 보내 ARF 가입을 정식으로 신청했다”고 밝혔다. ARF의 22개 회원국 모두 북한의 가입을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어서 7월 중으로 북한의 ARF 가입이 확실시되고 있다.

정부는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한달여 만에 남·북 외무장관회담이 열릴 경우 한반도의 긴장 완화와 정부간 교류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이를 적극 추진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남·북 정상회담 이후 양측이 그 분위기를 이어갈 또 다른 추진력이 필요한데, 7월의 남·북 외무장관회담이 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유럽연합(EU), 캐나다를 비롯한 서방권 국가와의 관계 개선을 중요 목표로 삼고 있는 북한으로서도 남·북한 외무장관회담을 활용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물론 남·북 외무장관 회담은 6월 남·북 정상회담의 결과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ARF는 가입 신청을 받은 후 1년 뒤에 정식회원국 지위를 주었으나, 국제사회에서 북한의 특수한 경우를 고려해 올해부터 바로 정식회원국으로 받아들이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94년 발족한 ARF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유일한 다자(다자)안보협의체로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10개국과 미국을 비롯한 주변 4강, EU 의장국까지 총 22개국이 참석하고 있다

/이하원기자 may2@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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